​북미간 비핵화 방식 충돌지점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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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03-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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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 언급한 내용에서 북미간 비핵화 협상의 충돌 지점이 드러나고 있다.

2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 “한미가 선의로 우리의 노력에 응해 평화 안정의 분위기를 조성해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 동조적인 조치를 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먼저 제재를 풀고 경제 지원 등의 조치를 해야 비핵화 프로세스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한국과 미국이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 조치를 하는 경우 비핵화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제재 해제, 교류 강화, 경제 지원 등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입장은 다르다.

북한의 단계적 조치 자체를 미국은 시간 벌기 전략으로 여긴다.

이전 미국 정부에서의 비핵화 합의 과정에서 북이 번번히 이득만 취하고 합의안을 파기한 사례가 다수였기 때문이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새로 선임된 볼턴은 최근 인터뷰 등을 통해 북한이 시간 벌기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핵개발 시설과 장비 등을 모두 미국으로 이전했던 리비아 방식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방안을 요구할 것을 시사했다.

경제 지원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으로 비핵화 프로세스가 제대로 이행돼야 제재 완화와 관계 정상화에 나서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리비아는 2004년 비핵화 방안에 합의하고 비핵화 프로세스가 이행된 이후 2006년에야 외교관계가 수립됐따. 

북미간 비핵화 협의에서는 서로 먼저 상대방의 요구 수용 결과를 확인해야 합의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다는 주장들을 내세우며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볼턴 보좌관은 클린턴 정부 등에서의 비핵화 합의가 북한의 시간벌기 전략으로 번번이 깨진 사례를 비판하면서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미국은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프로세스가 완결된 이후의 제재 완화와 관계 정상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방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북한으로서는 기존과 같이 비핵화 프로세스의 순차적인 진행에 따른 우선 제재 완화와 지원을 요구하면서 단계적인 진행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입장 차이를 두고 양측은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을 전망인 가운데 미국측이 이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군사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아 결론이 주목된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은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 미국이 군사옵션을 선택하는데 부담을 가지도록 하는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힌 만큼 북미정상회담에서 일정 수준에서 합의를 보고 긴장을 완화할 것을 중국측이 요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측은 한반도의 긴장으로 인한 군사분쟁으로 미군이 국경선까지 접근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북중정상회담에 이어지는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북미정상회담 뿐 아니라 도중에 한번 있을 가능성이 높은 또 하나의 북중정상회담 개최 등 숨가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한반도 주변 정세에서 이번 기회에 북의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와 개방으로의 유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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