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에 기업들 뺏기나" 홍콩거래소 입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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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3-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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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드만삭스, 홍콩거래소 주가목표치 하향조정

  • 중국 CDR 도입이 홍콩에 위협적

  • 홍콩과 연계보다 본토시장 육성에 주력하는 중국

  • 상하이거래소 관계자 "ETF 교차거래, 신구퉁 너무 어려워"

[홍콩거래소]


중국 본토와 글로벌 금융시장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하겠다는 홍콩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중국이 본토 주식시장에 공격적으로 신흥기업을 유치하면서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 거래소의 입지가 불안해보이면서다. 

21일 홍콩거래소(0388.HK)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8% 하락한 269.2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이로써 3거래일 연속 약세 행진을 이어갔다. 홍콩거래소 주가는 3월 들어서만 8.28% 하락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2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홍콩거래소 주가목표치를 기존의 주당 350홍콩달러에서 310홍콩달러까지 낮췄다. ‘확신 매수’ 목록에서도 홍콩거래소를 삭제했다.

이는 최근 중국 증권당국이 신흥경제 기업을 중국 본토에 유치하기 위해 중국예탁증서(CDR)를 점진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이 홍콩거래소에 위협이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CDR은 중국 본토에서 해외 주식거래가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미국 뉴욕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된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같은 기업도 중국 본토 거래소에서 주식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미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와 징둥은 오는 6월 CDR을 발행하는 형식으로 중국 본토 증시에도 상장할 계획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도 여건이 성숙해지면 중국 본토 증시로 회귀하는 걸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KGI증권은 "중국이 신흥기업을 유치하는데 주력한다면 신흥기업을 둘러싼 홍콩과 중국 본토 거래소간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뤄상페이 스푸(時富)증권 연구부 이사도 "홍콩거래소가 뉴욕거래소와 같은 차등의결권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이 중국 본토 증시로 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우려와 관련해 탕자청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주석은 22일 "홍콩과 중국본토와의 관계는 경쟁적이지 않다"며 "미국이 우리의 경쟁상대"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CDR 도입으로 해외 상장된 중국기업이 본토로 회귀하는 것은 왈가왈부할 게 아니다"며 "이 기업들이 홍콩에 동시 상장해 홍콩과 해외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상호윈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홍콩 주식시장은 그동안 중국 본토 '후광효과'를 톡톡히 입었다. 현재 홍콩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본토기업이다. 홍콩은 지난 2015~2016년 2년 연속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 시장이었다. 중국 상하이·선전과 홍콩증시를 연결하는 후강퉁·선강퉁도 잇달아 개통됐다. 그만큼 중국 본토시장 접근을 원하는 글로벌 투자자에게 홍콩은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이 홍콩 자본시장과의 연계보다는 본토시장을 직접 육성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홍콩이 중국 본토 자본시장과의 연결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해온 상장지수펀드(ETF) 교차거래와 상호 신주거래를 허용하는 '신구퉁(新股通)'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푸하오 상하이증권거래소 국제발전부 총감이 최근 홍콩서 열린 한 금융포럼에서 ETF 교차거래와 신구퉁 시행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고 명보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 총감은 신구퉁에 대해 ‘매우 미친 아이디어’라며 “중국 본토와 홍콩간 주식 발행 등 방면에서 법규가 서로 달라 법률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ETF 교차거래에 대해서도 중국본토에서는 ETF 수요가 별로 높지 않은 데다가 상하이·홍콩·선전 거래소간 ETF 결제시스템도 서로 달라 어려운 점이 많다고 그는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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