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가주석 임기제한 철폐, 習황제 둘러싼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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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철 기자
입력 2018-03-0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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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기제한 수정에 한 목소리? 실상은 習 주도작

  • 후쿠야마 "중국 헌법 의미 없고 반대로 가는 중"

  • 격대지정 불문율 깨면서 장기집권 의지 드러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국가주석 임기 제한 폐지'를 중심으로 하는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 기반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국내외 주요 언론들이 집중보도하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반면 중국 관영언론들은 개헌 정당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5일 발표된 ‘헌법 수정(초안)’에 관한 왕천(王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부위원장 겸 서기장의 해설을 기사로 실은 게 대표적이다. 해설에는 이번 개헌이 인민들의 뜻을 담았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됐는지, 왜 필요한지가 담겨있다. 

보도에 따르면 왕 부위원장은 “지난해 9월 29일 시 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정치국회의에서 헌법 수정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헌법 수정 소조가 구성돼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조장, 리잔수(栗戰書)와 왕후닝(王滬寧)이 각각 부조장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왕 부위원장은 임기 제한 폐지 내용을 두고 “헌법 수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과 기층 조사·연구 과정에서 수많은 지역과 부서, 그리고 당원, 간부, 인민들이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 수정에 한 목소리를 냈던 것이 중요하게 고려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헌법 수정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의 권위와 집중적 통일 지도를 돕고, 국가 지도 체제 강화와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중화권 매체 등 해외 매체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특히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은 연임 제한 폐지에 대해 연일 매서운 비판을 가하고 있다.

보쉰은 5일 영국 BBC 중문판과 '역사의 종말' 저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인터뷰에서 중국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 제한을 폐지하는 헌법 수정은 “중국과 세계 모두에 불행한 소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번 결정으로 다른 권위주의 정부의 모범사례가 됐다"고 지적하며 “많은 국가가 이러한 통치체제로 되돌아가는 것을 목격한다면 큰 불행이다”라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후쿠야마 교수는 “중국의 중산층은 안정과 경제성장을 필요로 하는데 시 주석이 이에 부응했다”고 밝히며 “시 주석에 대한 반대파가 있다 하더라도 반대파가 중산층에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1980대 한국에서 발생한 상황이 중국에서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반부패 운동으로 일반 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확보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이후 없었던 개인숭배 분위기를 조성했다"면서 "중국의 헌법은 지도자의 의지를 제한할 수 없기 때문에 의미가 없고 반대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프랑스 중문망을 인용해 “2004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3개 대표 사상’을 헌법에 반영하는 데 1년을 소모한 반면 시 주석은 4개월 만에 헌법 수정 건의 초안을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제출해 통과시켰다”고 전하면서 헌법 수정 과정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주요 언론들은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연임 제한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헌법 수정 내용에 관한 건의'를 일제히 보도했다. 

현행 중국 헌법 제79조 3항은 “중화인민공화국주석(국가주석)과 부주석의 매회 임기는 전인대 회기와 같고, 임기는 두 회기를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 5일 개최된 전인대 회기는 5년이다.

그러나 이번 헌법 수정 건의에서 ‘임기는 두 회기를 초과할 수 없다’는 문장이 통째로 삭제돼 시 주석이 장기집권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중국 공산당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후계자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고 말하며 “시 주석이 3연임 의지를 명확히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9차 당대회에서 덩샤오핑(鄧少平) 이후 이어져 온 ‘격대지정(隔代指定·현 지도자가 차차기 후계자를 미리 지정)’ 불문율을 깨면서 장기집권 의도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인대는 오는 11일 헌법 수정안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다. 전인대 표결이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개헌안 통과는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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