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위기 속 빛 발한 한팡밍 정협 부주임…훈장으로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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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8-02-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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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빙하기' 쇄빙선 자임, 경제·문화교류 이끌어

  • 민간외교기관 차하얼학회 회장, 中 재계 주요인사

  • 안중근 장학생 출신, "양국 우호 증진 헌신할 것"

노영민 주중 한국 대사(왼쪽)와 한팡밍 중국 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이 27일 베이징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훈장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주중 한국대사관 제공]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한국 국회 명의의 감사패까지 받아든 중국 측 고위급 인사가 있다.

그는 한반도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직후인 2016년 7월 CJ대한통운과 중국 대형 가전업체인 TCL이 추진하던 물류 합작사 설립이 성사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수교 이후 처음 도래한 빙하기에도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물밑에서 동분서주 중인 한팡밍(韓方明)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차관급) 겸 차하얼학회 회장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의 공로를 인정해 5등급의 수교훈장 가운데 두번째 등급인 흥인장을 수여했다. 한 부주임은 "매우 무거운 훈장을 정중하게 받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 "한·중 우호 증진에 기여" 훈장 수여

27일 중국 베이징의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한 부주임에 대한 훈장 수여식이 개최됐다.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훈장을 노영민 중국대사가 문 대통령 대신 전달했다.

흥인장은 국가 간 우호 증진에 기여한 인사에게 수여되는 훈장으로 해당 국가의 정치 지도자와 고위급 외교관 등이 대상이다.

이날 수여식에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샤주캉(沙祖康) 전 유엔 사무차장, 닝푸쿠이(寧賦魁) 전 주한 중국대사,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 등 양국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 부주임은 10·11·12기 때 정협 위원을 3연임했으며 11기부터 외교업무를 관장하는 외사위원회 부주임을 맡고 있다. 베이징대 박사 출신으로 비(非)공산당원 중에서는 중국 외교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된다.

2009년 중국 내 민간 공공외교 싱크탱크인 차하얼학회를 설립한 뒤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 흥인장 수여와 지난해 국회 차원의 감사패 전달도 한·중 우호 증진을 위한 한 부주임과 차하얼학회의 노력을 인정한 결과다.

◆대표적 '지한파', 사드 해빙 위해 동분서주

한 부주임이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베이징대 재학 시절 한 중소기업이 마련한 '안중근 장학금'을 받으면서부터다.

그는 "안중근 장학생으로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며 "1909년 하얼빈 기차역을 울린 안중근 의사의 총소리부터 1919년 3·1운동을 통한 의식 각성까지 한국의 독립운동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새 시대를 열어 나갔고, 중국은 독립운동가들의 중요한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은 국가 운명이 부침을 겪을 때마다 형제처럼 서로 도왔다"며 "나 역시 어떤 위험과 도전이 있더라도 한·중 우호와 한반도 평화 사업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주임은 TCL그룹 부회장을 지냈고 지금도 중국국제항공, 중국선박공업그룹, 중국수리수전 등 대형 국유기업의 이사를 맡고 있는 재계 인사이기도 하다.

그는 TCL이 한국 원부자재 구매를 지속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 조치)으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위한 측면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금융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을 돕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한·중 문화 교류가 중단되다시피 한 상황에서도 소림사 무술단의 한국 공연, 중국 화신에너지그룹의 경기대 문화교류관 설립 지원, 중국 언론인 방한 행사 등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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