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도 #미투…"두 번의 문제제기, 조희진 단장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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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8-02-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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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년, 회식 후 선배 검사로부터 성폭력 위협 느껴

  • 두번의 내부 고발 이후 '꽃뱀' 낙인…조희진 단장, 사태 해결할 자격 없다

[사진=연합뉴스]


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검사도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폭로했다.

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임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2003년경 한 선배 검사로부터 당했던 자신의 성폭행 피해 사례를 고발했다.

임 검사의 글에 따르면 2003년 5월 경주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모 단체와 회식 후 귀가하는 길에 자신의 직속상관인 한 부장검사로부터 강간미수를 당할 뻔 했다.

그는 글을 통해 "A부장이 술을 많이 마신 저를 따로 챙겨 택시를 같이 타고 왔는데 굳이 아파트 1층까지 데려다주겠다며 따라 내리더니 목이 마르다고 물을 달라 했다"며 "만취한 정신으로 물을 달라는 데 안 줄 수가 없어 집에서 물 한 잔 드리고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해 드렸는데 갑자기 입안으로 들어오는 물컹한 혀에 술이 확 깼다"고 말했다.

이어 "어찌할 바를 몰라 '부장님 살펴 가십시오'하고 아무 일 없는 척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복도식 아파트를 걸어 관사로 돌아왔는데 A부장이 따라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제 등을 떠밀었다. 문턱에 발을 걸고 한 손으로 문 모서리를 잡았는데 안으로 들어간 그가 제 오른손을 힘껏 잡아당기면서 '임 검사, 괜찮아…들어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때만해도 이 사실이 알려지면 검찰이 망한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며 "이후 수석검사를 통해 A부장의 사표를 받아달라고 했고, 해결되지 않자 지청장을 찾아가 주거침입강간미수 고소 등도 불사하겠다고 통보해 결국 A부장이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2005년 부산지검 근무 시절에는 성범죄를 저지른 성매매 전담부 부장검사가 있었다는 폭로도 했다.

임 검사는 "검사 출신 변호사가 주최한 저녁 자리에서 당시 성매매 전담 업무를 맡았던 부장은 2차 술자리 직후 성매매를 갔다"며 "상부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후에 왜 감찰 착수를 안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고발했다. 

피해 고발로 인사 불이익을 봤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부장에게 꼬리 치다가 뒤통수 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는 풍문이 돌면서 2007년 광주지검으로 발령 난 직후 수사 지휘권이 없는 공판부에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조희진(57·19기) 서울동부지검장에 대한 문제제기도 했다. 

임 검사는 일련의 사건과 이로 인한 2차 피해를 여검사 모임에 전달했지만 모임의 리더격이었던 조 검사장은 이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그때 조치를 취했다면 2010년 서 검사의 불행한 강제추행 피해도 없었거나 최소 피해가 있더라도 즉시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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