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범의 중기 파일] 속앓이 하는 중소기업인... 청와대 진짜 소통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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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범 기자
입력 2018-01-2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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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중기부= 송창범 기자]

지난 1월 16일, 모든 중소기업인의 시선이 청와대로 모아졌다. ‘중소기업 천국시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만남이 이제야 이뤄졌기 때문이다.

문 정부 출범 후 반년을 넘게 기다려 왔던 만큼 각 업종을 대표하는 회장들 역시 비장한 모습을 보였다. 조목조목 업계 애로점과 개선점을 말하기 보다는 임팩트 있는 한가지 제안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일 청와대 참석자 명단에는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여러 회장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최저임금 정책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상공인연합회의 최승재 회장을 비롯해 여성벤처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메인비즈협회 등은 아예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란 큰 틀로 묶었다고 하더라도,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단체가 소외된 것은 선뜻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이에 많은 언론이 현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불편한 소리를 가장 많이 낸 소상공인연합회를 일부로 배제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기업계 최약자의 현장 목소리를 준비하고 기다렸지만,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나마 소상공인 업계는 언론에 주목이라도 받았지만, 여성벤처협회의 경우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까움이 더 컸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와는 엄연히 다른 성격의 단체이지만, 구체적 분류를 하지 않았다. 사실 ‘여성’ 비율을 강조해 왔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중소기업계 간담회에선 성별 비중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청와대는 최일선 CEO(최고경영자)들을 선택했다. 창업혁신기업, 소상공인, 재기기업 등을 구체적으로 분류했다.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비중 있게 듣겠다는 모양새로 여겨졌다.

그러나 ‘아쉬움’과 ‘실망’은 불참한 업종으로 끝나지 않았다. 당일 간담회 직후 A사 대표는 기자에게 ‘어떤 발언도 하지 못했다’는 아쉬운 문자 한통을 보내왔다.

물론 30여명의 중소기업인들이 2시간 남짓한 간담회 시간에 화제를 충분히 털어 놓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업종을 대표하는 회장들이 입도 뻥긋 하지 못했고, 이에 대해 청와대에선 어떤 제스처도 없었다는 것은 곱씹어 볼만하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의 대표 발언 외 나머지 단체장들에겐 발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대현안으로 당장 중소기업인의 진퇴와 직결되는 ‘최저임금’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도 전개되지 않았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B사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간담회 시작과 동시에 최저임금 정책기조를 강력하게 얘기하면서, 이후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불참한 최승재 회장의 아쉬움이 더 커지는 대목이다.

그래도 C사 대표는 “중소기업 단체장들과는 다시 자리를 만들려고 그런 것 이나겠냐”는 희망을 보였지만, 또다른 D사 대표는 “어렵게 잡은 중기인 간담회가 이렇게 끝났는데, 단체장들만 다시 부르지 않을 것 같다”며 기대를 접는 모습을 보였다.

19일 진행됐던 노동계 초청 청와대 간담회에서 양대 노총 지도부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한무경 여성경제인협회장은 “중기부 정책기획관 내 여성기업담당과를 신설하자”는 의사를 대통령에게 끝내 전달하지 못했다. 현재 그의 의견은 청와대로 전달이 됐는지 알 수 없다.

이날 참석한 한 관계자는 "폐업에 몰린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부른다고 쫓아가서 병풍노릇을 하는 것이 중소기업인의 자세인가"라며 쓴 소리를 냈다

중기인들은 지금 대통령과 어깨동무하고 사진 찍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니다. 청와대는 자꾸만 중기인과의 소통에서 빗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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