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인사혁신’ 정점 오르다···성과 중심 파격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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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입력 2018-01-0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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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수 포스코 포항제철소장(부사장)[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권오준 회장의 인사혁신 방안에 맞춰 파격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번주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포스코 그룹 계열사 임원인사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9일 통상 2월초 시행하던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한달여 앞당겨 발표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권 회장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비(非) 포스코·비 철강 인사들의 약진이다.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능력과 실적이 뛰어난 인사들을 대거 중용하겠다는 권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정탁 포스코 철강사업본부장(부사장)[사진=포스코 제공]


◆‘非 포스코·非 철강’ 인사 요직에···오형석·정탁 부사장
가장 눈길을 끄는 인사는 부사장으로 승진한 오형석 전무와 정탁 전무다.

오 부사장은 승진과 동시에 철강재 분야가 아닌 스테인리스스틸(STS) 분야에서 경력을 키워온 인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포스코의 핵심 요직 가운데 하나인 포항제철소 소장에 선임됐다.

단일 제철소 규모 기준 세계 2위인 포항제철소와 1위인 광양제철소 소장은 그동안 포스코 주력사업인 철강재 출신들이 맡아왔다. 최근 들어 많이 희석됐으나 제철소장 출신들은 대개 포스코와 계열사 대표이사로 승진하는,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CEO) 후보들이 담당해 자리로 알려졌다. 이러한 포스코의 양대 일관 제철소장에 STS 출신 인사인 오 전무가 처음으로 맡았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10년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 대우) 출신 인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포스코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포스코의 핵심사업으로 불리는 철강사업본부장에 올랐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철강사업본부장은 포스코 내에서도 철강 사업 출신들이 주로 맡아왔던 자리다.

철강업계는 오 부사장과 정 부사장 승진 및 보직 발령은 권 포스코 회장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인사 혁신의 정점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두 사람은 ‘비 포스코·비 철강인사’이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이번 인사는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는 후계자 육성 및 경영자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고 언급한 것과 연계하면, 두 사람은 ‘포스트 권오준’ 시대의 포스코를 책임질 CEO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이유경 포스코 설비자재구매실장(상무)[사진=포스코 제공]


◆공채 1기 여성임원급 2명 배출
포스코는 이번 인사에서 두 명의 임원급 여성을 승진, 배출했다. 이유경 상무와 오지은 상무보가 주인공이다. 이 상무는 설비자재구매실장을, 오 상무보는 광양제철소 기술혁신그룹장을 맡는다.

두 사람은 지난 1990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여성 입사를 장려하기 위해 여성 대졸자만을 뽑은 ‘여성 공채 1기’ 출신들이다. 당시 국내 대기업 중에도 최초였다. 이 상무는 포스코 최초 여성 팀장, 오 상무보는 최초의 여성공장장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남초기업’인 포스코는 지난 2010년 글로벌리더십센터장을 담당한 오인경 상무를 영입하면서 여성 임원 시대의 문을 열었다. 이어 2013년에는 3명의 여성 임원급이 승진, 발령됐는데, 당시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최은주 포스코켐텍 기획재무실장(상무)이 이름을 올렸다. 최 상무도 공채 1기 출신이다.

또한 그해에는 양호영 열연판매그룹 리더(현 영신인터내셔널 대표)가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장가항포항불수강 법인장으로 발령 받아 여성임원으로는 처음으로 해외 법인장을 맡았다. 이후 포스코는 매년 꾸준히 여성임원을 배출하고 있다.
 

오지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기술혁신그룹장(상무보)[사진=포스코 제공]


이와 함께, 포스코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로 회사에 기여하고 있는 현장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손병락 명장을 현장 기술자들 가운데 처음으로 임원급인 상무보로 승진시켰다.

손 명장은 올해를 포함해 41년째 포항제철소 현장을 누비고 있는, 포스코를 넘어 전 세계 철강업계에 종사하는 기술인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전동기 기술 분야 1인자로 손꼽힌다.

1958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난 손 명장은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77년 포스코에 입사해 전기수리과(공무부)에 펏 배치됐고, 설비기술부 설비솔루션 기술지원 섹션, EIC기술부 전기기술과 S/V(수퍼바이저), 전기제어설비부 전기수리과 S/V 등을 역임하며 지금까지 전기 기술 분야에 매진하고 있다.
 

손병락 포스코 명장(상무보)[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조직개편···중국·동남아 솔루션 마케팅·품질관리 강화
포스코는 이날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뤄낸 고부가가치 제품 마케팅과 포스코 제품 수요가 많은 지역 고객을 위한 ‘고객 맞춤활동’에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전 세계 생산 및 판매 확대에 따른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해 철강 솔루션 마케팅실 산하에 ‘글로벌품질경영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글로벌 솔루션마케팅 강화를 위해 베트남과 중국에 ‘솔루션마케팅센터'를 각각 새로 만들기로 했다.

또한 강건재열연마케팅실을 강건재마케팅실과 열연마케팅실로 분리해 포스맥 등 월드 프리미엄급 고급 강건재 시장 선점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은 철강 수요 잠재력이 높고, 중국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며 “솔루션마케팅센터를 통해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펼치는 등 고객밀착 마케팅을 강화,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를 시작으로 다른 그룹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또한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 포스코 사내이사와 주요 출자사 대표에 대한 인사는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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