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창 매개로 평화 공세로 전환…남북 채널 복원 등 이어질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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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윤세미 기자
입력 2018-01-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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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사 발표, 美엔 위협 이어가며 내부적으로는 절약·자립 강조

1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연설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2~3월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참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꽉 막혔던 남북관계가 새해에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된 2018년 신년사 육성 연설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과적 개최를 기대한다"면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김 위원장은 올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와 공화국 창건 70돌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르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서라도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와 평화적 환경 마련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라면 "남조선의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따라 먼저 북한의 평창올핌픽 참가를 위한 남북 간 체육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은 2014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선수단뿐 아니라 폐막식 때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당시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 당시 최고실세 3인방을 한꺼번에 남쪽에 파견해 고위급 접촉을 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고위급 대표단이 올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남북 간 전방위적 대화를 복원할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아울러 우리가 지난해 7월 제안했지만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했던 군사당국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있으며, 끊어진 남북 간 판문점 연락 채널 복원 논의와 함께 북한이 제한했던 민간단체의 방북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유화적 제스처는 전방위적으로 조여오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돌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반공화국 고립압살 책동은 극도에 달했다"며 "우리 혁명은 유례 없는 엄혹한 도전에 부닥치게 됐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을 밝히면서 절약과 자력갱생, 비사회주의 현상 제거 등을 강조한 것도 제재로 인해 어려운 현재의 경제와 사회 상황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결국, 이런 환경을 넘어설 카드로 그는 남북관계 개선을 꺼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우리 정부를 향해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둬야 하고 미국의 핵장비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의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북한이 거듭 주장해 온 한·미 군사연합훈련의 중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중지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이 평창올림픽 기간까지 도발을 멈출 경우 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고, 미국 측에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어 북한 측과 협의 가능성은 커진 셈이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핵무장 완성을 재확인하고, 억지력을 바탕으로 평화공세로 전환했다"며 "대외 관계에서 남북관계를 가장 비중있게 다뤘는데 남북관계를 징검다리로 대외 관계를 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서는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면서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그는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핵 단추'를 언급한 것은 언제든 미국을 향해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함과 동시에 핵무기 실전 배치를 시사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핵탄두와 탄도로켓의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를 지시함에 따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올해 보다 깊은 고민과 전략적이고 치밀한 대북 접근 그리고 미중과의 대북 정책 조율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요 외신들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내용을 신속 보도했다.

미국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책상 위에 핵 단추가 항상 놓여 있다"고 발언한 대미 위협 메시지에 집중하는 한편 한국에는 "올리브 나뭇가지(olive branch, 화해의 손길)"를 내밀었다고 전했다.

유안 그레이엄 로위국제정책연구소 국제안보연구부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핵단추 발언은 늘상 해오던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 자신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로이터통신은 서울발 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한국과 관계 개선을 촉구한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에 주목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미국을 향한 핵공격 위협보다는 평창 올림픽 참석 의사 등 평화적인 메시지에 주목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신년사가 끝나자마자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한국 매체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 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의사를 밝혔다"고 긴급속보를 내보냈다.

NHK 등 일본 매체들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속보로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2018년은 북한 건국 70년을 맞는 중요한 해라면서 평창 올림픽을 기회로 이용하여 국제사회와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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