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공갈 젖꼭지 소독도 않고 물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승훈·조현미 기자
입력 2017-12-25 15:5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유족들 “위생 관리 엉망” 주장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사망사건 관련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품을 들고 신생아중환자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생아 4명이 잇따라 목숨을 잃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의 위생 관리가 엉망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찰은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한 집단사망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이대목동병원서 숨진 신생아 유가족에 따르면 이 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은 기본적인 위생조차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 간호사가 바닥에 떨어진 기저귀를 맨손으로 집는가 하면 바구니에 있던 공갈 젖꼭지를 소독하지 않고 그대로 물리기도 했다고 유가족들은 주장한다. 일부 부모가 휴대폰을 가지고 출입했지만 통제도 하지 않았다.

미숙아는 정상적 임신 기간인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37주 미만에 태어났거나, 출산 때 체중이 2.5㎏ 이하인 신생아를 말한다. ‘이른둥이’로 불리기도 한다. 장기 발달이 미숙하고 면역력이 약해 세균에 감염되기 쉽고 따라서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사고 전후 병원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생후 9일부터 6주 사이의 어린 자녀를 잃은 유가족들이 아이들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했던 15일 저녁부터 사망에 이른 16일 밤까지의 상황을 알기 쉽게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병원 측은 단 7줄에 불과한 자료만 제공했다.

같은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다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 아이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갑자기 병원을 옮기면서도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고, 인큐베이터 온도 유지 기능을 켜지 않은 채 전원했다고 생존 아동 부모들은 주장했다.

병원이 위생 관리에 소홀한 정황이 나오면서 수액과 주사제를 배합해 주사로 영양을 공급하는 완전정맥영양(TPN) 치료가 청결하게 이뤄졌는지도 논란이다. 숨진 신생아 모두 이 치료를 받았는데, 이중 3명이 유전자 염기서열까지 동일한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자 염기서열이 일치하는 건 감염 원인과 경로가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수액 오염을 유력한 감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한 집단사망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인 경찰은 다음주 중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사건에 직접 관계된 신생아중환자실 소속뿐 아니라 병원 모든 의료진과 관계자가 대상이라 조사 인원은 수십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병원을 전격 압수수색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의료진 과실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의무기록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당시 광역수사대는 질병관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까지 대거 투입해, 병원 전산실에서 숨진 신생아 전자의무기록과 의료진이 사용했던 진료사무 수첩을 비롯해 의료기기 등 감염 가능성이 있는 물품을 다수 확보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