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중국 찬밥'에... 삼성·LG 이미 '대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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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이소현 기자
입력 2017-12-0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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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리스크 미리 대비해 유럽 등 전기차 시장 뚫어놔

  • 유럽 수요 증가로 중국공장 가동률 회복 추세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대해 또 다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 중국 정부가 외국계 전기차 배터리업체에 대한 차별을 본격화한 후 국내 업체들이 유럽·미국 등으로 수익처를 다변화하면서 내성을 강화한게 그나마 다행스런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2020년께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자체를 폐지할 것으로 전망돼 ‘차별’로 다져진 경쟁력이 오히려 빛을 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제 11차 신에너지차(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 목록’에서 삼성SDI와 LG화학 등 외국산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차를 제외했다. 자국 전기차 배터리업체를 육성하겠다는게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LG화학, 유럽 등지로 수익처 다변화
삼성SDI와 LG화학은 각각 중국 시안과 난징에서 대규모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중국 당국의 차별로 인해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이에 삼성SDI는 최근 1년간 전기차 배터리와 ESS(에너지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수요가 늘고 있는 북미와 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수익처 다변화를 위해 힘써 왔다. 그 결과, 폭스바겐의 ‘e-골프’와 BMW의 주력 전기차인 ‘i3’ 등에 새롭게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2025년까지 25개 모델의 전기차(12개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 23개 모델 등 친환경 차량 80종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4000억원을 들여 헝가리에 최첨단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도 지난 5월 준공했다. 5만대가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으로 내년 2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BMW 등 현지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관계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LG화학은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한해 전기차 10만대에 들어갈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폴란드 공장을 세워 내년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지 시장을 선점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LG화학은 최근까지 30곳에 육박하는 자동차회사로부터 80여개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와 LG화학의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가동률이 최근 1년 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가동률이 올해 초 10%대에서 12월 현재 70% 이상으로 올라왔으며, 내년에는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 ‘차별’로 다져진 경쟁력이 결국 빛을 발할 것"
향후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삼성SDI와 LG화학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20년에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고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단독으로 중국에서 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되면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이 현지 업체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폐지되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과 품질과 가격 등에서 공정하게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만큼 중국 시장에서 다시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이 수익처 다변화와 기술 혁신 등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25만7000대로 세계에서 판매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40% 수준이며 2위인 미국내 전기차 판매량의 두 배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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