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상과 범중화권②] 전인갑 서강대 인문과학연구소장 “中, 서구 ‘질서론’ 흔들기 위한 이론 수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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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윤이현 기자
입력 2017-12-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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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국과 범중화권 국제회의'에서 전인갑 서강대 인문과학연구소장이 '중국의 세계질서 구상과 아시아'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국립인천대 중국학술원 제공]


한·중 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중국 대륙에 대한 시각을 범중화권(대만, 홍콩·마카오, 동남아시아)으로 넓혀 중국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하고,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1일 국립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이 주관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공동주최한 ‘한국과 범중화권 국제회의’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는 △중국의 부상과 범중화권 △중국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함의와 평가 △범중화권 언론인 라운드테이블 : 시진핑(習近平) 신(新)시대의 함의 △범중화권과 한·중 관계 등 4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제1세션 '중국의 부상과 범중화권'에서는 로이 따이록(呂大榮) 홍콩교육대 부총장, 전인갑 서강대 인문과학연구소장, 유쥔하오(游俊豪) 싱가포르 난양(南洋)이공대 화이관(華藝館) 관장, 허쥔즈(何俊志) 중산(中山)대 광둥(廣東)·홍콩·마카오 발전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석해 중국의 대외 정책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아편전쟁 이후 150여년 만에 군사·경제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세계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인갑 서강대 인문과학연구소장은 ‘세계담론’, ‘중국적 세계질서(Chinese World Order)’ 등과 같은 중국 중심의 질서론이 최근 학자들 사이에서 많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엘리트 집단이 주창하는 ‘세계담론’은 중국 중심의 시각에서 인류, 세계의 문제를 사유하고 새로운 보편주의를 이끈다는 내용을 주로 하고 있다. 즉 과거 서구가 정립한 질서의 틀을 깨고 중국이 주도하는 질서를 재확립하겠다는 뜻이다.

전 교수는 “아편전쟁 이후 ‘동아시아의 병자’로 전락한 중국은 개혁·개방을 시작할 당시 부강과 부상이라는 장기 목표를 설정했다”며 “현재 이 장기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 중국은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근대 보편가치를 만든 서구의 질서론을 흔들기 위한 이론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담론을 주도하는 중국 내 문화보수주의자들은 중국 문명의 주체성을 재확립해 세계문화의 미래를 주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세계담론은 아시아 공동체론이나 동아시아 담론과 달리 중국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천하관’을 바탕으로 세계의 질서와 문명의 미래를 기획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 교수는 같은 맥락에서 나온 중국의 ‘신조공질서론’을 언급하며, 이 이론이 미국 내 중국 연구학자들 사이에서 거의 일반화된 이론으로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조공질서론이란 과거 무력을 통한 복종, 수탈이 아닌 중국과 비대칭적 관계를 맺은 이웃 국가 간의 합리적 선택과 전략적 협의를 뜻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이 중화 제국으로서의 내실을 확충해가고 있는 상황은 분명하나, 아직은 대대적으로 이를 적극 추진할 만한 정치적·문화적 역량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도 이런 중국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지역질서의 근원적 구조변동 속에서 미래를 모색해야 안정적인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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