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범 기자의 부동산 따라잡기] 도입 16년…'도약의 기로'에 놓인 리츠(REITs)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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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7-11-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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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한지도 24일이면 꼭 한 달이 됩니다. 대책이 워낙 대출 규제에 방점이 찍혀 있던 터라 한 달이 지난 지금 대부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키워드만 남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계부채 대책은 '리츠(REITs)' 시장에 있어서도 매우 의미 있는 정책이었습니다. 바로 정부가 이번 대책을 통해 리츠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기 때문이죠.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앞 글자를 딴 리츠는 직역하면 '부동산투자신탁'이라는 뜻입니다.

리츠는 기본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으고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한 다음 발생한 이익을 다시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형태의 제도입니다. 증권의 뮤추얼펀드와 비슷하지만 투자 대상이 부동산 개발·주택저당채권(MBS) 등 오로지 부동산에 포커스가 맞춰진다는 점이 다릅니다.

리츠는 투자대상 자산, 환매 여부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분됩니다. 투자대상 자산에 따라 지분형 리츠, 모기지형 리츠, 혼합형 리츠로 나뉘고, 환매 여부에 따라 개방형 리츠, 폐쇄형 리츠로도 구분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제가 리츠에 대해 처음 접했던 때는 2003년이었습니다. 도시 및 부동산을 전공했던 터라 당시 부동산금융론이라는 수업을 들으며 이 리츠에 대해 처음 알게 됐는데 무척이나 흥미로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교수님께서는 리츠가 국내에 도입된 지 2년밖에 안됐지만 안정성 및 접근성을 확보한 투자기법으로 미국에서 매우 보편화돼 있다고 설명하셨던 점이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리츠는 주식처럼 소액으로 누구나 쉽게 투자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이라는 실물자산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안정성을 가집니다. 부동산 직접투자와 달리 자산관리회사에 운용을 맡기는 만큼 관리가 편하다는 장점도 있지요.

하지만 리츠의 이러한 면은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여러 명이 분할해서 구매하는 구조다보니 배당이 적은 경우가 많고, 사업 노하우가 없는 리츠 운용사라면 오히려 리스크가 커질 우려가 있죠. 무엇보다 직접투자 위주의 시장이 형성돼 있는 국내에서 리츠 투자방식은 여전히 생소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 국내에 투자자들을 유인할 만한 획기적인 인센티브가 빠져 있는 점도 아쉽습니다. 리츠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우량한 공모·상장 리츠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국토교통부의 작년 리츠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리츠 169개 중 공모·상장 리츠는 4개에 불과합니다.

리츠는 재무건전성을 확보한 부동산 간접투자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향후 주목할 만한 분야입니다. 정부의 상장 규정 완화, 세제 혜택 등 다양한 방안 마련을 통해 리츠 시장 파이가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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