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이영진칼럼] 중앙부처, 지역현장 목소리 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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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터보소프트 전무
입력 2017-11-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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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영진 터보소프트 전무]



중앙부처, 지역현장 목소리 청취

먼저 박수부터 쳐주고 싶다. 뭔 일인지 궁금할 것이다. 특별난 건 아니다. 전과 달라진 모습이 요즘 들어 실감나기 때문이다. 더욱 실감나기 위해선 실제 정책에 반영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기대해본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기업들을 직접 만나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무더운 여름이 막 끝나기가 무섭게 벌써 세 차례다. 보건복지부와 기재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예전 같으면 특별한 일이 있을 경우 이곳 오송을 의례적으로 방문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특별한 행사가 없는데도 전적으로 기업의 목소리를 청취할 목적으로 들렀다. 그것도 실무 담당자 한명이 아니었다.

처음 보건복지부는 실무 국장과 기업 간 애로사항 청취시간을 가졌다. 관련 자치단체 실무책임자들도 함께했다. 많은 얘기들이 오갔다. 기업이 제시한 사안에 대해 복지부, 충북도, 청주시, 경제자유구역청, 오송첨복재단 등 관련기관 실무자들이 공개적인 의견교환이 한동안 이뤄졌다. 기업 입장에서 사실 보기 좋았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어디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모습이 참으로 좋았다. 소위 ‘을’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 입장에서 이런 광경을 언제 구경할 수 있었겠는가. 기업들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제시했다. 정해진 시간을 넘길 정도로 많은 얘깃거리를 꺼내놓았다. 얘로사항 해결을 바라는 입장에서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기획재정부와 두 차례 간담회 때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졌다. 일자리 카라반(현장방문단)이란 이름 아래 전국 투어 간담회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다. 실무 과장과 사무관 중심으로 5~7명의 투어팀이 오송 기업인들과 두 차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어떻게 하면 좋은 일자리를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간담회의 주제였다. 청년 일자리 창출이 단지 한 가지 요인으로 생겼다 사라지는 게 아닌 만큼 복합적인 요인들이 일자리 창출의 어려움으로 거론됐다.

무엇보다 정주여건 개선을 꼽았다. 청년들이 오고 싶어도 아파트만 있지 문화활동을 할 만한 여건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 "오송역에서 중심가로 들어오는 길의 좁은 굴다리를 해결해달라.", "오송 진입 시내 교통체계를 개선해 달라." 그동안 수년 동안 단골메뉴로 등장했지만 여태껏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 입주기업은 타지 손님들을 오송의 회사로 초청할 경우 좁은 굴다리를 지날 때면 왠지 부끄럽다고 말한다. 2산단 산업도로 조성 시 해결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그 또한 요원한 얘기다. 지방도냐 국도냐를 주민들은 따지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연구개발(R&D)의 개선안을 제시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R&D를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 측에서 2개 부처에서 R&D를 수주할 경우 인건비 외에 중복해서 똑같은 재료를 사용하게 돼 예산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기업특성에 맞춰 R&D 예산 중 인건비를 탄력적으로 사용토록 하면 신규채용을 더 늘릴 수 있다. 신규 인력 고용 시 6개월까지만 허용하는 시일을 연장 지원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각 부처별 진행되는 R&D를 총괄지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하다. 많은 얘기들이 쏟아졌다.

현장에서 나오는 얘기인 만큼 거짓된 얘기는 없다. 현장의 목소리는 꾸밈 없이, 여과되지 않고 그대로 나온다. 물론 관련기관 입장에선 듣기 거북한 얘기도 있다. 그럼에도 기업으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겠다는 중앙부처에 진정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현장의 목소리를 검증해 정책적으로 반영하는 일이 더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숨소리까지 자주 들어야 한다. 다른 중앙부처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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