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운명 가를 주사위는 던져졌다…"오차 범위 내 결과면 승복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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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7-1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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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론화위, 20일 권고안 발표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운명을 결정할 시민참여단의 종합토론회 둘째 날인 14일 충남 천안 계성원에서 '발표자와 시민참여단의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운명을 가를 주사위가 던져졌다. 지난 7월 신고리 5·6기 공론화위원회 출범 후 3개월간의 공론조사 과정이 마무리되고, 471명 시민참여단에게 찬반 여부를 묻는 최종 조사까지 끝난 것이다.

공론화위는 조사 결과를 종합한 '대 정부 권고안'을 오는 20일 오전 10시에 발표한 뒤 해산한다. 정부는 권고안을 토대로 건설 중단·재개 여부에 대한 최종결정을 24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는 시민참여단의 결론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는 그간 공론화 과정에 대해 어떤 간섭과 개입 없이 공정한 중립원칙을 지켜왔다"며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최종조사 결과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론이 나와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시민참여단의 찬반 결과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 경우, 공론화위의 대 정부 권고안 작성은 어렵지 않게 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여부에 대한 의견이 '공사 계속' 혹은 '공사 중단'으로 모아졌다고 결론지으면 된다.

그러나 찬반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나올 경우,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응답자 500명에 대한 일반여론조사 방식의 오차가 ±4.6∼4.7%이지만, 공론화위의 경우 성별, 지역 등 세부조건에 의해 표본을 추출했기 때문에 오차범위는 더 적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만약 오차범위가 ±3%라고 가정하면 6%, 53대47 이상으로 차이가 나야 공론조사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오차 범위 내로 결론날 경우 공론화위는 1~4차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참여단의 의견 분포 변화, 시민 의견 등을 담은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공론화위의 이 같은 서술적인 권고안을 바탕으로 정부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두 달간 4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여론조사는 건설 중단과 계속이 각각 40% 안팎을 기록하며 엇비슷한 비율을 유지했다.

특히 찬성과 반대 의견이 비슷하게 나올 경우, 어느 한쪽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법적 다툼까지 이어질 수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앞서 원전 건설 중단을 두고 불거진 법적 분쟁이 공론화위에 대한 법원의 행정소송 각하 결정 등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번 정부 결정에 따라 무효확인소송과 효력중지 가처분신청, 헌법소원이 잇따를 수 있다.

한 학계 관계자는 "시민참여단의 결정이 오차 범위 내로 나온다면 찬성과 반대, 어느 한쪽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상당한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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