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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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 기자
입력 2017-09-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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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야놀자 부대표 [사진=야놀자 제공]


지난해까지는 활발해 보였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다. 종합 숙박 기업 야놀자가 지난 6월 6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 받으며 업계를 놀라게 했을 뿐, 이외에는 눈에 띄는 소식이 없다.

이는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자, 기업으로서 지속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사업을 시작했더라도 맨파워, 핵심 콘텐츠, 수익성 등을 다각도로 검증해 ‘될성부른 떡잎’에 물을 주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나마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타트업인 야놀자, 우아한형제들, 직방 등은 꾸준히 투자를 유치하고 재투자를 통해 사업을 강화하며 그들의 영역을 확실히 다져왔다. 업종별 대장주들인 이들의 최근 행보가 흥미로운 이유다. ‘될성부른 떡잎’이었던 이들이 꾸준히 성장해 나무가 되고, 이제는 그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또 다른 ‘떡잎’들과 제휴를 맺고, 투자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도 이들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결국 이들의 노력은 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성장과도 밀접하지만, 결국 그 혜택은 고스란히 고객들이 누리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최근 게스트하우스 여행 전문 스타트업 지냄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지냄은 야놀자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확보해 고객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야놀자 또한 제휴점 추가확보와 오프라인 사업 강화라는 이점을 얻게 됐다.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POS 관리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인 푸드테크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배달 정보가 바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주문 내역을 직접 POS에 등록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자동 적용되므로 효율성이 높아진다. 직방도 최근 3차원 가상현실 스타트업인 큐픽스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부동산 매물을 마치 실제처럼 확인할 수 있는 VR 기반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한 분야이기에 ‘상생’과 ‘시너지’가 더욱 강조되는 스타트업계 특성상,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실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사업을 확장하거나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장점은 더욱 강화하면서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계에서 이 세 기업들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시장의 필요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요구를 먼저 파악하고 제공해야 하는 시대다. 그것이 궁극적인 경쟁력 강화와 성장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자 촉매제 역할을 하는 이들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여기 소개한 기업들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기업들이 상생과 성장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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