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 ‘25% 요금할인’에 이통사만 숨죽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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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입력 2017-09-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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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했던 이동통신시장이 선선한 가을에 접어드니 불현듯 다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삼성·LG 등 제조사들의 신규 스마트폰 간판모델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낼 채비를 끝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새로운 소식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첫 통신비 인하 정책인 선택약정 요금할인 25% 제도가 이달 15일부터 적용됩니다.

벌써부터 ‘새 폰’과 ‘새 제도’의 만남으로 이통시장의 지형까지 달라진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포문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프리미엄폰 갤럭시노트8이 열었습니다.

갤노트8은 15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지난 7일부터 사전예약에 돌입했습니다. 출고가가 100만원을 훌쩍 넘지만, 프리미엄폰 마니아 대기 수요 상당수가 갤노트8에 몰릴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달 2년 약정이 끝나는 갤노트5 구매자만 70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잃어버린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연내 갤노트8 1100만대 판매를 자신하는 모습입니다.

LG전자의 V30도 오는 14일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하고 21일 출시합니다. 카메라·오디오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스마트폰 유저라면 관심을 갖고 기다려온 제품일텐데요. 가격은 갤노트8보단 저렴한 90만원대 후반이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9월 이통시장 흥행 관건은 이달 15일부터 시행되는 25% 요금할인입니다. 통신업계에서도 이 제도가 시장 판도를 얼마나 흔들지 궁금해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뚜껑을 열기전이지만, 이미 갤노트8 예약 구매자의 90%가 25% 요금할인을 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규 프리미엄폰의 일반적인 요금할인 가입률이 70∼80%인 것을 고려하면, 확실히 높아진 수치입니다.

공시지원금과 비교해도 25% 요금할인이 유리하다는 정보가 연일 쏟아집니다. 갤노트8의 공시 지원금은 최대 26만5000원으로 책정된 반면, 같은 조건에 요금할인을 선택하면 66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실질적 가격 혜택을 따진다면 10명중 10명이라도 요금할인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습니다.

그만큼 이통사는 속이 탑니다. 요금할인은 지원금과 달리 이통사가 전액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이통사는 갤노트8의 사전예약 기간 동안 제휴카드와 연계한 할인 및 보상프로그램 등의 혜택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지만, 예년처럼 이슈를 등에 업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정부는 25% 요금할인 제도가 자리잡을 경우 요금할인 규모는 연간 1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를 부담하는 이통사 입장에선 연간 1조원대 매출이 감소하는 꼴입니다. 이에 따른 이통사의 손실은 당장 올 4분기부터 나타날 전망입니다. 이통사 주식을 보유한 국내외 주주의 배임 소송 가능성도 이때부터 다시 점화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련이 없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또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요금할인은 100% 이통사의 재원으로 고객 할인을 제공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들도 나름의 고심이 깊어지기 때문이죠. 멤버십 할인 혜택 축소, 중저가 단말 시장 침체 등 소비자 입장에선 알게 모르게 줄어드는 혜택도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기상예보는 큰 일교차에 옷차림을 든든히 하라고 일러주지만, 이통사들은 이내 팔을 걷어부쳐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그들의 가을이 유독 매섭게 느껴지는 이유가 이러합니다. 저 또한 소비자 중에 한사람이겠으나, 이통시장에 이통사가 설 자리가 없다고하니 복잡미묘하게 우려가 들 수 밖에 없는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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