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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판결 부담?···SK텔레콤 돌연 백기투항 왜

정두리 기자입력 : 2017-09-04 05:00수정 : 2017-09-04 08:54
선택약정 25% 수용···소송포기 이재용 부회장 1심 예상밖 중형 부담 정부 상대 '실익 없다' 판단한 듯 업체측 뚜렷한 포기이유 안밝혀

SKT 을지로 T타워 .[사진=SK텔레콤 제공]


'면피성 쇼잉(showing·보여주기)?' 

선택약정요금할인률 25% 상향 조정을 강행한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걸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SK텔레콤이 이동통신3사 중 가장 먼저 백기를 들어 소송을 포기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전방위 압박에 가장 강력하게 반발했던 SK텔레콤의 갑작스런 태도 전환에는 지난달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판결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상대로 소송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히며 일전불사 분위기를 주도해 온 SK텔레콤이 돌연 ‘백기투항’한 일련의 과정과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재판 결과의 인과관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기소된 5개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서 재계에서는 ‘예상 밖 중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SK그룹과 이재용 재판이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최순실 게이트 관련 사건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는 SK그룹 입장에서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 민감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기업 총수 가운데 최장인 926일간 옥살이를 하고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을 받아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입장에선 정부와 맞서봤자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통3사를 상대로 요금 담합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에 대해서는 단독 현장조사까지 벌이며 압박 수위를 높였으며,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무선이동통신 점유율이 가장 높은 SK텔레콤은 대형 로펌 등과 치밀하게 법리적 검토를 진행해왔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만큼,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으로 인한 타격도 KT와 LG유플러스보다 클 수밖에 없다.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소송 동향을 예의주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정책간담회가 있던 지난달 29일 “심각한 재무적 부담 및 향후 투자여력 훼손 등이 예상되나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건에 대해서는 소송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소송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소송을 포기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후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의 갑작스런 기류변화에 ‘울며 겨자먹기’로 정부의 지침에 따르기로 했다. 소송포기와 관련, SK텔레콤 내부적으로 찬반의견이 팽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서비스부문과 CR부문은 소송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경영기획부문은 다른 계열사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우려해 한 발 물러서야 한다고 맞섰다.

소송포기를 주장한 측은 SK텔레콤은 SK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데, 정부를 상대로 소송해 다른 계열사에 악영향을 끼칠 필요까지 있겠느냐는 논리를 내세웠다. 또 소송에 따른 실익이 없다는 논리로 뒷받침했다. 무엇보다 최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소송 포기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은 앞으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요구에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그널과 같다”며 “선택약정요금할인 상향이 신규가입자로 한정됐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주장한 배임문제도 감당해낼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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