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사·철 시대④] 천궈웨이 교수 "초국가적 대만 추리문학, 중국어권 중심 장르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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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7-08-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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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싱대학(中興大學) 대만문학과 트랜스내셔널 문화연구소 천궈웨이(陳國偉) 부교수 [사진=한국중국학회]



대만 중싱대학(中興大學) 대만문학과 트랜스내셔널 문화연구소 천궈웨이(陳國偉) 부교수는 "서양과 일본에서 수입되면서 시작된 대만의 추리문학은 화어(華語·중국어) 추리문학장의 중심이 됐다. 대만 추리문학이 다른 문학의 발전을 이끌며 화어 문학이 새롭게 구축·배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건국대학교에서 ‘인문전통의 중국학, 공존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제37차 국제학술대회’에서 천 교수는 대만 문학의 근간이 일제시기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대만 대중문학은 ‘서양-중국-대만’이나 ‘서양-일본-대만’ 등의 여정을 거쳐 번역을 통해 대만에 수입됐다. 이 때문에 대만 대중문학은 ‘본토종’이 아니라 일종의 식민지 근대성이라는 트랜스내셔널리티(초국가성·transnationality)의 맥락을 띄고 있다.  

대만의 추리문학은 전쟁 직후 국민정부가 주도하는 문예정책과 일본문화의 단절로 인해 소강상태로 들어갔다가,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른바 ‘대만 추리’에 대해 천 교수는 "단지 장르나 내용 상의 초국가적 수용이나 혹은 초국가적 상상 뿐 아니라 문학상이나 출판의 승인을 통해 중국과 해외의 창작들에게 하나의 ‘대만/본토 추리’란 아이덴티티의 정당성을 부여하는데에서 규정된다"고 설명했다.

대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추리문학장의 중심이 된 것은 21세기, 특히 2008년 전후에 접어든 뒤라고 천 교수는 말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대만과 일본이 연합해서 중국어권 최초의 국제대중문학상인 ‘시마다 소지(島田莊司) 추리소설상’을 수상하면서 부터다. 이때부터 대만 문학은 본격적으로 해외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천 교수는 대만 추리 소설이 부흥하기 시작한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로 ‘대만추리작가협회 작품공모상’을 꼽는다. 이 문학상은 제4회까지 투고 자격에 국적 제한이 없었다.

중국어로만 창작하면 응모가 가능했기 때문에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영국, 뉴질랜드, 일본 등 각 지역 작가의 투고를 이끌어냈다.

대만 국적이 아닌 중국어권 추리 작가들이 ‘대만 추리작가’ 신분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작가의 출신이나 작품의 내용에는 실질적인 초국가성이 충분히 담기게 됐다.

그는 "출신이 다양한 ‘대만 추리작가’들은 중국 대륙과 홍콩, 여타 중국어권 문학계를 성공적으로 연결시키면서 대만 문학이 '전략적 우회’를 통해 세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대만은 화어 추리문학장의 중심이 됐을뿐 아니라 이제 다른 대중문학까지 함께 세계에 알리는데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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