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시장 공략한다던 '카뱅' 고신용자에만 대출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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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7-08-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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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신용자 직원군 제외 '기타' 처리

  • 중·저신용자 대출 2000만원 수준

  • 리스크관리 이유로 편중 지속될듯

[사진=카카오뱅크 화면 캡처]


카카오뱅크가 예비인가 신청 당시 '중금리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고신용자들이 최대 1억5000만원의 고한도, 최저 2.84%의 금리 혜택을 톡톡히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금리대출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애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취지가 퇴색돼 고신용자에게만 저금리 혜택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대출은 직장 분류를 할 때 주로 고신용자가 몰려 있는 대기업·중소기업·공공기관, 공무원·군인·법조인 외에는 모두 기타로 처리한다. 중·저신용자가 대출을 이용하더라도 한도는 1000만~2000만원 수준에 그쳐 실제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인 1억5000만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

이는 고신용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빌려주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 등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신액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데 중·저신용자들에게 낮은 금리를 내세워 영업을 하면 연체율 상승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없이 신용대출만 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저신용자의 대출을 지금 수준 이상으로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모습은 대출현황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뱅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별 실행된 대출금액 기준 1~2등급의 비율은 평균 64%로 나타났다. 3~4등급도 26%를 차지해 1~4등급의 대출금액 비중이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연체를 하지 않을 만한 중·저신용자를 골라내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권과는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CSS)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이 사용하는 NICE평가정보나 KCB 등 개인신용정보조회회사(CB)의 정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빅데이터 부서를 따로 두고는 있지만, 카카오 등 주요 주주사들의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은행만의 차별화된 CSS를 구축하는 데는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8등급 저신용자에게까지 대출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수 없다"며 "결국, 대출 고객군은 시중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고신용 우량고객에게 편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대출시스템은 아직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여전히 대출 서비스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안내멘트가 나오거나 진행 도중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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