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좌지우지...막강한 '아마존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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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8-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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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 떴다하면 경쟁업체 주가 추풍낙엽..美 증시서 아마존 효과 뚜렷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사진=AP연합]


최근 월가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주요국 대통령이나 중앙은행 총재만큼 막강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아마존만 떴다 하면 경쟁업체 주가가 폭락하거나 산업 전반의 주가가 요동치는 등 미국 증시에서 아마존 파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베조스 CEO가 어떤 기업이나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작은 단서만 나와도 증시가 재닛 옐런 연준 총재의 성명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만큼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츠의 피터 랜저먼 애널리스트는 FT에 “아마존이 사업을 확장한다는 소식이 나오면 투자자들은 일단 행동하고 그 다음 분석한다”며 시장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아마존의 잠재적 위협이 수많은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한다는 방증이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공룡 아마존이 한 걸음 뗄 때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무릎을 꿇었다.

일례로 6월 16일 미국 수퍼마켓 체인 크로거는 아마존이 경쟁사 홀푸드를 137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발표 이후 주가가 9% 이상 주저앉았다. 식료품 시장에서 홀푸드의 점유율은 1.6%로 크로거에 비해 1/5밖에 되지 않지만 아마존이 약 1조 달러 규모의 식료품 시장까지 손을 뻗으면서 크로거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탓이다. 크로거 외에 월마트와 코스트코도 각각 5%, 7%씩 각각 미끄러졌다.

7월 초 아마존이 스마트홈 설치 및 상담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발표가 나왔을 때에는 베스트바이가 최대 희생양이 됐다. 컴퓨터 수리와 전자제품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스트바이의 긱스쿼드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베스트바이 주가가 6%나 미끄러진 것.

7월 20일에는 미국의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가 가전제품 브랜드 켄모어의 제품들을 아마존을 통해 판매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수년 동안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시어스는 온라인 유통 공룡인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는 소식에 주가가 10% 이상 폭등했지만 경쟁 유통업체인 홈디포, 베스트바이, 로우스 주가는 일제히 5% 이상 주저앉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의 사업 확장이 경쟁사의 수익에 미칠 현실적인 영향에 비해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한다고 지적한다. AIG 집중 배당 전략펀드의 티모시 페티 매니저는 FT에 “투자자들은 아마존이 손만 대면 뭐든 잘 될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급격한 반응의 이유를 설명했다. 

아마존이 산업 전반이나 주가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보니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정가 혼란이나 임금 상승 압박보다 아마존을 더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개월 동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분석한 결과 기업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임금 상승 문제보다 아마존을 4배 이상 많이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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