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과 '주석'의 차이, 시진핑 열병식서 권력강화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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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입력 2017-07-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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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의 탱크들이 열병식에서 행진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퉁즈먼하오(同志們好,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우장하오(首長好, 대장님 안녕하십니까). 이는 1984년 이후 중국의 지도자가 군대를 사열할때 고정적으로 하는 구호였다. 지도자가 "퉁즈먼하오"라고 건네면 군인들이 일제히 "서우장하오"라고 답하는 식이다.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등 과거 세명의 지도자도 이 구호를 사용했다. 2015년 9월 거행된 승전70주년 열병식에서도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서우장하오"라는 인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6월 30일 홍콩에서 거행된 홍콩주둔군 열병식에서 "주시하오(主席好, 주석님 안녕하세요)"라는 답변이 등장한데 이어 30일 네이멍구(內蒙古) 주르허(朱日和) 훈련 기지에서 개최된 열병식에서도 "주시하오"라는 인사말이 등장했다. 호칭의 변화는 사열하는 사람이 중국군 최고지도자인 군사위원회 주석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우장이라는 단어가 모호한 개념이었다면 주석이라는 단어와 그 책임은 헌법에 명기된 사항이다. 좀더 명확한 호칭을 사용하겠다는 의도도 있겠지만, 이는 시진핑 주석이 군을 완벽하게 장악했음을 시사한다.

◆대처와 담판 앞둔 1981년 외부열병식

이번 열병식은 창군90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1981년 화베이(華北)에서 군사훈련 열병식 이후 중국 군대가 36년만에 두번째로 톈안먼(天安門) 밖에서 실시하는 열병식이기도 하다.

덩샤오핑은 홍콩반환 문제를 두고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와의 담판을 앞둔 1981년 대규모 외부 열병식을 통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36년만의 이번 외부 열병식은 남중국해와 대만, 한반도 등지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 대항해 펼친 일종의 무력시위로 보인다. 이와 함께 10월말로 예상되고 있는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시주석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중국군의 열병식은 16차례 있었다. 1949년 10월 1일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의 첫 열병식 이후 1959년까지 매년 한차례 열병식을 개최했다. 이후 24년간 열병식을 치르지 않다가 1981년 화베이(華北)의 한 군사기지에서 군사훈련 열병식을 재개했다. 중국은 이어 1984년, 1999년, 2009년에 각각 신중국 성립 35주년, 50주년, 60주년 열병식 행사를 가졌다.
 

중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젠-20이 이번 열병식에서 첫선을 보였다.[사진=신화통신]


◆스텔스전투기 젠-20 첫선

이번 열병식에서는 지난 4월 실전 배치되기 시작한 젠(殲)-20 스텔스 전투기가 처음으로 공개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적 항공모함 등 해상목표물 타격이 가능한 잉지(鷹擊)-83K 공대함 미사일도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잉지-83K는 공중 또는 육지에서 발사해 해상 목표물 타격이 가능한 첨단 무기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26, 대함 탄도미사일 둥펑-21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31AG도 열병식에 참여했다. 중국판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불리는 지대공미사일 '훙치(紅旗·HQ)-22'와 훙치(紅旗·HQ)-9B도 위용을 드러냈다.

이날 열병식에는 총 1만여명의 병력과 129대의 항공기, 571대의 군 장비가 동원됐으며 이날 열병식에 참여한 무기 중 40%가 처음 공개되는 장비들이었다. 시진핑 주석은 열병이 끝난 뒤 연설에서 "당에 강군 목표가 있고 수립된 강군 사상에 따라 발전해 나가야 한다"면서 "중국 특색의 강군의 길을 걸어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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