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인텔 제치고 세계 반도체 산업 제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유진희 기자
입력 2017-07-27 13:5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계에 진출한 지 33년 만에 세계 패권을 차지했다.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3대에 걸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확장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로 인해 1992년부터 25년간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지켰던 미국 인텔은 왕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연결 기준 매출 17조5800억원, 영업이익 8조3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에 세웠던 분기 사상 최대 매출(15조6600억원)과 영업이익(6조3100억원) 신기록을 한 분기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위(매출액 기준)에 올라서게 됐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1984년 첫 수출을 시작한지 33년만이다.

◆인텔 시대 종언... 당분간 삼성전자 패권 유지할듯
이로 인해 영원할 것 같던 인텔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개인용 컴퓨터에 쓰는 중앙정보처리장치(CPU) 반도체가 주력 상품인 인텔은 IBM PC가 보급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2분기 메모리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매출이 급상승하면서 2위로 내려앉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인텔은 올해 2분기 144억 달러(약 17조2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분기 매출이 인텔을 앞서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에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며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증가가 관련 제품의 가격 상승을 견인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당분간 삼성전자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IoT(사물인터넷), VR(가상현실), 자율주행차 등의 미래산업에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465억달러, 2021년에는 56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반격 준비하는 인텔 VS 선제적 투자 나선 삼성전자
일각에서는 인텔의 반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텔은 올해 초 메모리 반도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120억 달러(약 1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기술경쟁력 강화를 추진, 낸드플래시 등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아직까지 힘을 못 쓰고 있지만 투자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삼성전자를 다시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인텔은 삼성전자를 위협할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3D 크로스포인트’(XPoint)을 적용한 신제품을 향후 2~3년 내에 본격적으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고성능∙저전력∙고용량 D램 제품의 경우 공정 효율화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평택 반도체 라인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서버용 고용량 스토리지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4세대 64단에 이어 5세대 제품 개발에 주력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등의 시설 투자에 상반기에만 22조5000억원을 집행했다. 특히 2분기의 경우 시설투자에 총 12조7억원을 투입했으며, 이 중 반도체 사업 부문에만 절반이 넘는 7조5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 대한 준비 전략의 일환으로 화성사업장에는 약 6조원을 투자, 첨단 인프라에 최적화된 신규라인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인 중국시장 대응을 위해 중국 시안 반도체 라인의 추가 건설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