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유통이야기 ‘리테일 디테일’㉜] 박카스는 왜 갈색병에 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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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7-07-2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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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빛에 성분 변질 방지 목적…최초 개발은 알약

[사진=동아제약 제공]


1961년 세상에 나온 동아제약 자양강장제 ‘박카스’는 연간 2000억원 이상 팔리고 있는 피로회복제 대명사로 일상생활과 가까이 있는 제품 중 하나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마셔봤을 박카스는 100㎖짜리 작은 갈색 병으로 친숙하다. 그러나 병은 무거운데다 깨질 위험이 있어 다른 드링크 제품들은 플라스틱 용기를 주로 쓴다.

박카스가 갈색 병을 사용하고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박카스도 처음엔 갈색 병에 담긴 드링크 형태가 아니었다. 첫 출시 당시에는 알약 형태였다. 또 음주 전후에 마시면 간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마케팅에 쓰였다.

그러다 이듬해 봄 알약 표면이 녹는 문제가 발생해 대량 반품 사태가 빚어졌다. 미숙한 알약 제조기술 탓이다. 재빠른 개선으로 문제는 해결됐지만, 이미 손상된 이미지는 회복하기 힘들었다.

이에 동아제약은 20cc 앰플로 제품 형태를 변경해 재발매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앰플 용기를 사용하는 데 익숙지 않아 안전사고가 생기고, 운반 도중 파손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며 재개선이 불가피했다. 이때 고안된 것이 지금 사용되고 있는 갈색 병이다.

박카스에는 주요 성분인 타우린 외에도 니코틴산아미드 등 여러 비타민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는 햇빛을 받으면 변질될 우려가 있다. 때문에 1963년 재출시 당시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되면서 차광기밀용기에 저장하게 하는 기준이 새로 만들어지고, 갈색 병으로 만들어져 판매에 들어갔다.

색은 유지하더라도 병보다는 플라스틱 용기가 더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장용기를 바꾸려면 보건당국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고 안전성 등을 다시 평가·검증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2011년 일반약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됐지만 이처럼 용기를 바꾸기가 쉽지 않은 데다 갈색 병 자체도 박카스를 상징하는 요소가 되면서 바꾸기가 더 어렵게 됐다.

한편 박카스 제품명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독일 유학 시절 함부르크시청 지하홀 입구에 서 있던 로마신화에 나오는 술과 풍요의 신 '바쿠스' 동상을 보고 영감을 얻어 직접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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