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부동산에 묶인 노후자금…부동산도 다이어트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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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7-07-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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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종욱 NH농협은행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종욱 NH농협은행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진=NH농협은행 제공]


은퇴 후 부부가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배우자 사이에 관계적인 노력과 더불어 또 다른 '부부 관리'가 중요하다. 바로 '부동산'과 '부채'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현재 은퇴를 맞이한 이들의 노후 준비는 미흡한 상황이다. 자녀 교육비와 결혼비용 등을 감당하느라 정작 필요한 은퇴 준비를 하지 못한 탓이다. 그나마 준비된 자산도 대부분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 따라서 노후 재무관리를 위한 첫걸음으로 부동산 다운사이징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 총자산(3억6187만원) 가운데 부동산(2억5029만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9.2%에 달한다. 연령별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30대가 56.5%로 가장 낮았고, 60대 이상이 되면 79.0%로 높아진다.

반면 60대 이상의 평균 금융자산(6582만원)에서 금융부채(2768만원)를 제외한 순금융자산은 3814만원에 불과하다. 근로소득 등 특별한 소득이 없다면 당장에 쓸 돈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부동산 관리와 함께 중요한 것이 부채 관리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50세 이상 중·고령층이 주택이나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으로 쓰는 비율이 50세 미만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명예퇴직을 하거나 일찍 은퇴한 50대 이상이 돈을 빌려 자영업에 뛰어 들거나 임대업에 나선 탓이다.

하지만 퇴직한 사람이나 퇴직 예정자에게 부채는 노후 생활의 적이다. 은퇴 후에는 현금 흐름이 단절되는 만큼 부채에서 발생하는 이자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노후 생활비를 쪼개어 갚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은퇴 후 부채는 생활비를 잠식하게 된다.

은퇴 후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빚으로 지은 집'이 하락세로 반전하면 노후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퇴직 후에는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팔아서 부채를 줄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미국과 일본의 가구별 자산구조는 금융자산이 각각 70.7%와 60.1%에 달한다.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은 각각 24.9%, 39.9%에 불과하다. 주요 선진국들은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금융자산의 축적을 유도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부동산과 부채는 줄이고, 매월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연금 등 금융자산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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