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케어' 무산 후폭풍…달러 약세-위안화 가치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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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7-07-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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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 달러가 맥을 못추고 있다. 낮은 물가상승률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 신호에 이어 '트럼프 케어'가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지난 6거래일 동안 달러 가치가 연속 하락하면서 아시아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2.5원 내린 달러당 1120.6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영향으로 0.9원 오른 1124.0원에 출발해 장중 한때 1124.2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미 지난 18일 전 거래일보다 5.2원 내린 달러당 1123.1원에 거래를 마치며 40여일 만에 최저치를 찍은 데 이어 추가로 하락했다. 지난 5월25일(1120.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의 6월 물가지표 부진, 유로존 6월 물가지표 선방 속에 이날 트럼프 케어 좌절까지 이어지는 위험선호 분위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같이 미국 달러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중국 위안화와 싱가포르 달러, 호주 달러 등 아시아 주요 통화들이 모두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반등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서울외환시장은 한동안 관망세가 짙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이미 ECB가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해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환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긴축에 대한 스탠스를 뒤집거나 좀 더 강한 어조로 긴축을 시사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 잘 나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담으로 작용

원·달러 약세가 유지되면 수출 기업에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업계에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제품을 수출하고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산 시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휴대폰과 가전제품 등 완제품은 달러만으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현지 통화로 판매돼 환율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수직상승하고 있다.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지난 15일(현지 시간) 1.1399달러에서 이틀 전엔 1.1471달러, 전날엔 1.1481달러를 기록하더니 이날엔 1.1556달러로 폭등했다. 이같은 유로화의 가치는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앞서 마감된 아시아 환율시장에서부터 1.15달러 선 위로 높아졌다.

위안화 가치도 상승세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는 19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0160위안 낮춘 6.7451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달러대비 가치가 0.24% 절상됐다는 의미다.

◆ 외국인 자금 국내 유입 늘어날 가능성 높아

원·달러 환율 하락은 국내 주식 시장에도 호재로 여겨진다.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외국인 수급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원화가 강세를 보인 지난 6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562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33.94포인트(1.42%)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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