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성전자 혁신 디자인의 산실, 서울 R&D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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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7-07-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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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 위치한 디자인 라운지에서 디자이너들이 관심 분야 서적을 읽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유진희 기자 = 19일 오전 10시 반. 한여름답게 반바지와 반소매 등을 시원스럽게 입은 사람들이 한 건물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 이미 도착한 사람들의 일부는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26명의 트레이너가 상주하는 체육관에서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주말의 문화센터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다름 아닌 삼성전자의 서울 R&D(연구개발) 캠퍼스다. 모바일, 가전 등 삼성전자 주력 제품의 디자인을 담당하는 메카로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자리하고 있다.

약 5만3000㎡(축구장 6개 규모)의 부지에 2015년 세워진 서울 R&D캠퍼스에는 현재 디자인경영센터, 소프트웨어센터,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연구소, IP센터 등 6개동이 들어차 있었다. 삼성전자의 ‘심장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이 회사의 미래 사업역량 강화의 핵심적인 기능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50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무려 1500명이 디자이너다.

서울 R&D 캠퍼스 관계자는 “직원들의 창의력과 혁신의 의지를 불어넣기 위해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복장은 자율이며, 출퇴근 시간도 자유롭게 조정이 가능하고, 한주에 40시간만 일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공개된 디자인경영센터는 여느 회사의 풍경과 확실히 달랐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디자인 등의 전문서적 7000여권으로 둘러싸인 직원 전용 디자인 라운지였다. 카페 분위기의 이 도서관에는 시청각물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공사로 인해 들어가지 못한 지하 1층의 경우 직원들 간의 소통을 위한 광장으로 꾸며져 있다고 한다.

2층에는 사운드랩과 디자이너들이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도록 개인적인 휴식 공간들이 있었다. 특히 사운드랩은 제품을 켜거나 끌 때 나는 소리 등을 연구하는 곳으로 소리에도 삼성만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도록 ‘사운드 브랜딩’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7과 갤럭시S8 등의 주요 효과음도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무풍에어컨에서 전원을 끄거나 켤 때 등에 나오는 효과음도 제품 컨셉에 맞춰 상쾌하고 시원한 느낌이 들도록 개발했다고 한다.

업무 비밀 유지를 위해 12층만 공개한 업무 공간의 경우 △전사적 디자인 전략 방향 수립 △사업부문간 컨버전스 지원 △미래 선행 디자인 등 디자인경영센터의 설립취지에 맞게 디자이너들이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일부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VR기기의 디자인 개발에 한창이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서울 R&D캠퍼스의 자랑 중의 하나인 홈익스피어런스(Home Experience)랩이었다. 가정과 같은 환경(전용면적174㎡)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전자제품을 설치해 디자이너들이 직접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홈익스피어런스랩 관계자는 “디자이너들뿐만 아니라 한해 500명 정도의 소비자들 이곳에 초청해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평가를 듣는다”며 “소비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 위해 국내와 미국, 중국 등 국외의 일반 가정도 직접 찾아 소비자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디자인에 대한 열정은 무풍에어컨과 같은 성공사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무풍에어컨은 출시 첫해인 2016년 삼성전자 국내 스탠드형 에어컨 판매량의 70%를 차지하며, 프리미엄 제품이 주력 상품이 되는 신화를 만들어낸 바 있다. 이 같은 성적을 얻은 한 배경으로 디자인이 꼽힌다. 실제로 무풍에어컨은 올 2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독일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2017’를 수상했으며, 미국 ‘IDEA 2017’에서 ‘Top Winner’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송현주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 상무는 “무풍에어컨은 실제 시원함과 시각적 시원함을 동시에 극대화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에어컨에 리얼 메탈을 적용했다”며 “차가운 냉기가 직경 1mm 수준의 13만5000개의 마이크로홀에서 흘러나와 동굴에 있는 것 같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돈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 전무는 “삼성전자는 디자인 철학과 독창적 디자인으로 업계 변화를 주도해 왔다”며 “대표적인 예로 무풍에어컨의 경우 2016년 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55만대가 판매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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