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항공 산업에 목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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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김중근 기자
입력 2017-07-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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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전략적 부가가치 외 '기술강국' 이미지 변신 효과

  • 기술집약산업으로 핵심 성장동력

  • 국가 비상사태 시 긴급수송 역할

  • '짝퉁·모방의 나라' 오명도 탈피

  • 航空救國을 향한 ‘차이나 드림’

중국이 항공 산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대형 항공기 제작 기술 확보에 목을 매는 것일까. 중일전쟁(1937년, 중국에서는 관습적으로 항일전쟁이라고 부름) 때 막강한 공군력을 앞세워 퍼붓던 일본의 폭격에 치를 떤 지독한 경험 때문일까. 아니면 중국의 하늘을 남의 나라 비행기들이 휘젓고 다니는 것을 보는 게 배가 아파서일까.

항공 산업은 오랜 세월동안 중국인들에게 ‘차이나 드림’이었다.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자 국방상의 이유로 항공기 제조가 필수 전략으로 대두됐다. 항공연구원을 설립하고, 제조공장과 수리공장을 짓고, 대학에 항공엔지니어 학과를 만든 것도 모두 ‘항공구국(航空救國)’을 향한 일념이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그러나 ‘그림의 떡’이었다. 당시의 경제력이나 제조 역량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거액을 들여 항공 엔진 제조회사를 만들고, 관련 분야에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항공 산업은 기술과 자본, 산업화가 집약되는 산업인데다 가치 사슬이 길어 다양한 분야의 기술 발전 촉진과 연관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경제적 효과 외에도 중국이 항공기 개발로 얻을 수 있는 전략적 부가 효과는 이루 추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단적인 예로 대형 항공기는 재난 등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인력과 물자 긴급수동 등 요긴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여기에다 ‘짝퉁의 나라’에서 ‘기술 강국’으로 이미지를 일거에 변신할 수 있다는 점도 항공 산업의 매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항공업계에 이런 말이 돌아다닌다고 한다. “중국이 대형 항공기를 만들려면 심장병과 신경증을 극복해야 한다.” 중국의 기술력을 폄훼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이다. ‘심장’은 항공기 엔진에, ‘신경’은 항공전자시스템에 빗댄 말이다. 중국의 항공 엔진 제조기술과 전자시스템 기술이 수준 미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중국은 보란 듯이 중대형 항공기 ‘C919’를 제작했고, 또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머지않아 후속 모델 C929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로봇, 4차 산업혁명 등 첨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 산업의 스마트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 항공 산업의 대부’ 격인 보잉은 중국의 항공기 시장을 어떻게 평가할까. 오는 2035년에는 1조 달러(약 113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의 국내 여행 수요도 앞으로 20년간 매년 6.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독차지하다시피 했던 세계 항공 시장에 C919를 제작한 중국의 COMAC이 등장함으로써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항공굴기(堀起)는 보잉과 에어버스 입장에서는 ‘잠재적이면서도 분명한 위협’이다. 보잉과 에어버스 사령탑은 이렇게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 지금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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