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연예프리즘] "지드래곤의 USB와 봉준호의 옥자", 시대는 변하는데 마인드가 멈췄다(?)

입력 : 2017-06-16 14:42

[사진=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코닥 모먼트(Kodak moment)’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의미한다.

자사의 이름을 관용어구로 남길 정도로 코닥은 필름카메라 시절 시장의 강자였다. 1976년 코닥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필름 90%, 카메라 85%에 이르렀다. 그러나 코닥은 그들이 잘 만들고 대다수의 소비자가 사용하고 있는 필름을 더 잘 만드는 데 집중하기로 해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결과 코닥은 2012년 파산을 선고하고 잊혀졌다.

2017년 음반시장과 영화계는 새로운 이슈로 뜨겁다.

지드래곤이 USB 형태로 출시한 새 앨범을 음반으로 받아들일 것이냐, 온라인과 극장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형태를 택한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옥자’를 영화관에서 상영할 것이냐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드래곤은 네 번째 솔로앨범 '권지용'을 USB 형태로 발매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는 늘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지드래곤의 의지와 의견을 적극 수용한 결과다. 하지만 USB를 음반 판매량으로 집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기존 CD 형식이 아닌 새로운 형태이기에 이를 음반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현행 저작권법은 ‘음반’을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USB도 LP나 카세트 테이프, CD 등과 같이 음악 저장매체의 역할이 가능해 음콘협은 당초 지드래곤의 앨범을 계기로 이를 음반으로 인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드래곤 USB는 실행을 시키면 특정 인터넷 사이트로 이동해 케이스의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다운로드 받도록 돼 있다. 이에 음콘협은 사실상 음원 다운로드 장치로 보고 음반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음콘협은 이를 ‘키노 앨범’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키노 앨범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앱을 이용해 음원과 뮤직비디오, 화보 등을 다운로드 받도록 제작된 신 개념 음반이다. 음콘협은 이를 음반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권지용’은 가온차트의 앨범 판매량 차트에 오를 수 없게 된다. 방송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친다. SBS ‘인기가요’와 MBC ‘쇼! 음악중심’은 가온차트의 음반 판매량을 순위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USB로 앨범을 발매하게 된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당사자 지드래곤은 SNS를 통해 직접 생각을 밝혔다. 지드래곤은 "누군지도 모르는 어떠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한 아티스트의 작업물이 그저 '음반이다/아니다' 로 달랑 나뉘어지면 끝인가"라고 의문을 표하면서 "정작 제일 중요한 건 겉을 포장하고 있는 디자인적 형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음악, 내 목소리가 녹음된 노래"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영화 ‘옥자’도 새로운 형태의 배급방식으로 논란이 뜨겁다.

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 ‘옥자’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극장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개봉된다. 이에 프랑스 영화계는 크게 반발하며 “넷플릭스의 유통 방식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영화의 생태계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지적했다.

한국으로 건너온 뒤에도 ‘옥자’의 논란은 여전했다. 오는 28일 넷플릭스·극장 동시 개봉 계획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CGV를 비롯해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사들은 영화 생태계 질서를 이유로 ‘옥자’를 보이콧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옥자’가 많은 곳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있다. 칸에서는 넷플릭스 영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한국에서는 극장 배급과 관련된 규칙이 다듬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옥자’는 이달 29일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동시에 서울극장, 대한극장, 씨네 큐브 등 전국 100여 개의 소극장을 중심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언제나 기술은 진화하고 형태는 변화한다.

변화를 받아들일 것이냐, 무시할 것이냐는 선택이다. 하지만 성공을 가져올지 실패를 가져올지는 알 수 없다. 자칫 코닥의 사례처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도 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올 또 다른 시장의 변화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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