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선 스마일게이트-下] 잦은 조직개편에 신뢰감 추락...권혁빈 회장의 실종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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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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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스마일게이트) 회사를 다니는 직원들은 언제 짤릴지 모르는 상황에 늘 불안합니다.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흥행작을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닌가요?"

스마일게이트그룹에 근무하는 직원들 사이에 빈번하게 나도는 푸념의 목소리다. 툭하면 '체질개선'을 강조하며 조직을 뗐다 붙였다하는 권혁빈 CEO(최고경영자·회장)에 대한 불신감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 스마일게이트라는 회사 명칭이 '크라이게이트'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는 9개 자회사(스마일게이트홀딩스·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스마일게이트스토브·스마일게이트RPG·스마일게이트월드와이드·스마일게이트메가랩·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스마일게이트파운데이션)로 구성돼 있다. 이는 사업별로 작은 법인을 만든 구조로, 타 게임회사들이 조직안에 별도 부서를 꾸리는 것과 차별화 된 방식이다.

이 가운데 주요 자회사는 게임 서비스 및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메가포트'와 게임 플랫폼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스토브(STOVE)'를 들 수 있다. 권 회장은 앞서 2014년 메가포트 출범 당시 스토브의 서비스 부분을 통합하면서 차세대 게임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욕을 앞세웠다. 하지만 메가포트와 스토브가 뚜렷한 성과없이 거듭된 실적 부진에 휩싸이자, 지난해 8월 각각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게 된다.

출범 2년만에 다시 쪼개진 스토브는 권 회장이 직접 핸들링을 하게됐고, 메가포트는 장인아 대표에게 지휘봉이 주어졌다. 하지만 법인 분리 과정에서 이동훈 메가포트 대표가 사임했으며 직원들의 약 20%를 줄이는 구조조정이 일어나게 된다. 갑작스러운 인력 교체 및 이탈 가속화로 권 회장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회사를 나간 직원들 대다수는 이 대표의 사임에 강한 불만을 품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이 메가포트의 사업 전략 및 방향에 수시로 간섭하는 탓에 이 대표가 사업을 총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실적 부진의 총대를 메게됐다는 것. 또 모바일 사업부에 해당 사업과는 상관없는 권 회장의 지인들로 채워졌다는 점에서다.

권 회장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은 사실 오래전부터 지속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스마일게이트의 간판게임인 크로스파이어의 경우 개발한 초창기 멤버 모두가 뿔뿔히 흩어진 상태다. 지금의 스마일게이트를 있게 만들어 준 일등 공신이자 핵심 개발자들마저 권 회장과의 불화로 등을 돌리고 떠난 셈이다.

최근 게임업계에 불거진 '크런치모드'와 관련해서도 스마일게이트 직원들은 남 얘기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모바일 카드 배틀 RPG '큐라레: 마법도서관' 개발자들의 경우 권 회장의 압박에 크런치모드가 일상화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스마일게이트 사내 인트라넷에서 근태기록이 사라진 해프닝도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일시적으로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다분하다.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스마일게이트에 대해 "직원들을 부품으로 생각하는 회사",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차라리 나은 회사"라는 자조섞인 탄식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권 회장에 대한 불만으로 내부적인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내놓는 작품마다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스마일게이트의 미래는 없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선데이토즈가 지난해 스마일게이트가 아닌 카카오게임즈를 파트너로 재계약을 맺은 이유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스마일게이트 한 직원은 "권 회장에 대한 신뢰가 없는 스마일게이트 직원들은 웃음을 잃어버린 채 근무한다"면서 "능력있는 개발자 및 실무진들이 업계 내 최고 연봉, 복지를 마다하고 회사를 나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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