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정규직 전환·망 사용료' 갈등 점입가경...첫 경영시험대 오른 이형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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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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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SK브로드밴드가 최근 정규직 전환과 망 사용료 갈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안팎으로 내우외환을 겪는 상황에서 이형희 사장이 어떤 경영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4일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103개 홈센터 직원 5200여명을 자회사 설립을 통해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2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홈앤서비스주식회사(가칭)' 설립 승인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형희 사장은 6월 안으로 자본금 460억원을 들여 자회사를 세우고, 오는 7월부터는 업무위탁 계약이 종료되는 홈센터 직원을 자회사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계약이 종료된 홈센터 대표는 △자회사 관리직 재고용 △영업전담 대리점 운영 △회사 유관사업 기회 부여 △위로금 지급 등 다양한 보상을 하겠다는 당근책도 제시했다.

업무위탁 종료 의사를 밝히지 않은 홈센터의 경우에는 희망 여부에 따라 현재와 동일하게 위탁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대안을 내놨다. 이에 4일 기준 103개 홈센터의 약 80%를 위탁업무 계약 종료 합의로 이끌었다. 

하지만 일부 홈센터 대표들은 SK브로드밴드가 사전협의없이 협력업체의 인력을 부당하게 유인·채용하는 등 불공정 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SK브로드밴드가 정규직 전환이라는 이름하에 핵심 인력을 빼가고, 대기업 소속 계열 자회사로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지난달 31일 직접 세종시 공정위를 방문해 해당 내용의 신고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현 시점에서 정규직 전환 작업에 들어간 것에 대해 '정권의 코드 맞추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비정규직 제로'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일자리 창출을 취임 일성으로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내부적인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는 글로벌 IT 업체인 페이스북과의 '망 사용료' 갈등에도 휩싸였다. 지난해 12월 양측이 KT망 접속 비용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지면서 통신망 이용료 분담 문제가 불거진 것. SK브로드밴드는 페이스북이 통신사 간 접속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페이스북은 이를 거부한다는 의견으로 맞서고 있다.

이 사장이 SK텔레콤에서 핵심 부문을 거친 '전략통'이라는 점에서 해당 사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이 사장은 SK텔레콤 CR전략실장, IPE사업단장, CR부문장, SK텔레콤 MNO총괄, SK텔레콤 사업총괄 등을 거치면서 통신사업 경쟁대응 전략 수립 및 실행, MNO(이동통신) 경영 효율화 등의 업무를 두루 수행해 왔다.

최태현 SK회장의 여전한 신임을 받고 있는 이 사장의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첫 경영시험대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 회장과 고려대 선후배 사이인 그는 과거 하이닉스 인수 당시 부정적 의견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면서 업계에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일자리 공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의 정규직 전환 과정이 향후 기업들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면서 "망 중립성 역시 과거부터 끊임없이 문제가 불거졌던 사안인만큼 이 사장이 해결사로 자리매김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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