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창 ESC 대표…“좋아하는 것만으로는 e스포츠 사업하기 어렵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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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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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창 ESC 대표. [사진=김위수 기자]


아주경제 김위수 기자 = “직장인이 되면 100%, 장사를 하면 50%의 확률로 돈을 벌 수 있죠. 그에 반해 e스포츠 업계에 뛰어들어 돈을 벌 확률은 매우 희박했어요”

지난 30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송성창 ESC(e-sports connected) 대표를 만났다. 그의 이력은 남다르다. UCLA를 졸업한 송 대표는 미국 4대 회계법인 중 하나로 꼽히는 PwC에서 전산감사를 도맡아하던 회계사였다. 조기승진을 했을 정도로 법인 내에서 인정받으며 탄탄대로를 밟았던 그는 현재 e스포츠 관련 벤처기업 ESC의 대표이자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임단 ‘bbq 올리버스’, 모바일 게임 하스스톤 프로게임단 ‘esc Nightmare'의 단장이다.

송 대표는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e스포츠에 뛰어들기로 택한 이유를 ‘목적의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드라마를 즐겨본다는 그는 “왕좌의 게임을 보면 주인공들이 오히려 조연들보다 빨리 죽는다”며 “드라마를 보며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주인공들에게는 죽더라도 무엇인가를 이루겠다는 목적의식이 있더라”고 부연했다. 송 대표는 안락한 조연의 삶을 포기하고 지난 2015년 말 회사에서 퇴사, 과감하게 주연의 삶을 사는 길을 택했다. 

e스포츠업계에 발을 들인 송 대표가 이루고 싶은 목적은 궁극적으로 업계에 기여하는 것이다. 아마추어 선수들을 뛰어난 프로선수로 키우고, 우리나라에서 저평가된 게임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나아가 e스포츠 프로게임단이 자생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정착시키는 것 등이다. 그는 “이 목적의식들이 일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창업 직후 송 대표는 금전적 어려움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 모든 자본금을 제가 투자해 구단을 운영하고 선수들, 직원들 급여를 지급하는데 마땅한 후원사는 없고 계속 마이너스였다”며 “그때가 창업 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팀을 위해 동분서주하게 움직인 송 대표 덕에 지금 ESC는 프로게임단의 후원사를 찾아 전보다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기대는 구단운영보다는 경제논리에 맞게 사람들이 좋아해서 관객이 몰려 자연스레 후원이 붙는 경제구조가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ESC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거나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학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송 대표는 "지금 꿈을 꾸는 것은 그럴듯한 대학의 졸업장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며 "문제는 한국 교육시스템이 교육의 빈부격차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입시로 평가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개발하는데 도움되고 싶다"며 "e스포츠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명문대를 졸업한 사람 못지않게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기 전, 송 대표는 장래 e스포츠 관련 직업을 가지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향해 “좋아하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말은 그만큼 다른 안락함이라던가 즐거움을 포기한 사람들에게 들어맞는 말”이라며 “이런 것들을 포기할 수 있을만큼 게임을 좋아한다면 e스포츠 분야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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