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시위대 '배설물 폭탄' 논란…"전염병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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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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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제조법 등장…"진압군경에 굴욕감 주자" vs "미친행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대통령 퇴진과 조기선거 실시 등을 요구하며 6주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에서 새로운 시위 도구로 등장한 배설물이 든 폭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엘 나시오날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일부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시위에서 그동안 활용했던 돌·화염병·새총 대신에 일명 '푸푸토프'라고 불리는이른바 '배설물 폭탄'을 사용하기로 했다.

배설물 폭탄은 화염병이나 돌 등으로 진압에 나선 군과 경찰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것보다는 이들에게 모욕감을 안겨주기 위해 기획됐다.

반정부 시위대의 왓츠앱 방에서는 "그들이 최루탄을 가졌다면 우리에겐 배설물이 있다"는 글이 급속히 퍼지면서 호응을 얻었다.

소셜 미디어(SNS)상에는 배설물 폭탄 제조법을 설명하는 글과 동영상까지 올라와있다. 일부는 진압 군경에게 상해를 입히는 것보다는 굴욕감을 주기 위해 배설물을 담는 용기로 유리병의 사용을 피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야권은 공식적으로 배설물 폭탄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일부 야당 의원들은 암묵적인 동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 반정부 시위 동조자를 포함한 반대론자들은 아무리 진압 군경을 경멸하더라도 그들에게 인간과 동물의 배설물을 던지는 행위는 비위생적이며 부적절한 행위라며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친정부 성향의 TV 유명인사인 마리오 실바는 트위터에서 "배설물을 활용하는 것은 절망적인 행위이자 광기를 표출하는 미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배설물을 투척할 경우 가뜩이나 의약품은 물론 소독제나 비누 등 세척제가 부족한 가운데 전염병 확산을 부채질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경제난 속에 의약품 부족 사태를 겪는 베네수엘라에서 지난해 영아와 산모 사망률이 급증했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0∼1세 영아사망률은 전년보다 30.12% 증가해 1만1천466명이 사망했다. 임신 중이거나 임신 후 42일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를 포함한 산모 사망률도 같은 기간 65.79% 급증해 756명이 숨졌다.

영아 사망률 급증은 급성 열성 전염병인 말라리아와 급성독성 감염 질환인 디프테리아 사망률이 증가한 탓으로 분석됐다.

베네수엘라에서 1990년대 완전히 근절돼 2015년만 해도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던 디프테리아로 지난해 324명의 영아가 사망했다.

penpia21@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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