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간위의 집' 저예산의 한계, 연출력+연기력으로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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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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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간위의 집' 스틸컷 중, 미희 역을 맡은 배우 김윤진[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미희는 남편과 아이들을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25년 만에 후두암 판정을 받고 병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사건이 발생한 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남편과 아이들을 죽인 것이 아니”며, “그들이 아이를 데려갔다”고 주장한다.

최신부는 기묘한 미희와 그가 살고 있는 집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최신부는 집안의 이상한 기운을 눈치채고 미희에게 “집에서 떠날 것”을 종용하지만 미희는 이를 거절한다. 홀로 남은 그는 25년 전, 남편과 아이를 잃던 날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집 안에 또 다른 누군가의 존재를 느낀 그를 경계하기 시작한다.

영화 ‘시간위의 집’은 베네수엘라 영화 ‘하우스 오브 디 앤드 타임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 ‘스승의 은혜’, ‘무서운 이야기’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임대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원작에 한국적 색채를 더해 기묘한 색깔을 빚어냈다.

‘하우스 오브 디 앤드 타임스’의 주요 설정에 한국적 색채와 감성을 더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임대웅 감독은 이제까지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와 한국적 공포를 담은 무속신앙, 모성애를 절묘하게 엮어냈다. 이에 작품의 음산함과 기묘한 분위기는 배가되고 정서적 공감은 높아졌다.

100분이라는 타이트한 러닝타임 안에서 꾸준히 떡밥을 던지고, 착실하게 거두는 과정 역시 돋보인다. 25년 전 미희가 영문도 모른 채 당했던 공포는 25년 후 묵직한 감정을 동반, 강력한 반기를 들며 궁금증을 풀어나간다. 시간의 교차와 간격은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극대화시키며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저예산 공포영화의 한계는 임대웅 감독의 연출력으로 보완한다. 카메라의 앵글이나 효율적인 컷은 기존 공포영화와는 다른 시각·청각적 두려움을 선물한다. 특히 무당 만신 역의 박준면이 굿을 벌이는 장면은 ‘시간위의 집’의 매력을 압축해놓은 듯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100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사건들은 이따금 뭉툭하게 표현되기도 했다.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장면들이 빠르게 흘러가기 때문에 관객의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장면을 놓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면 군데군데 빈 곳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연성·전개의 느슨함은 김윤진의 연기로 채워진다. 25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그는 홀로 극을 끌고 가며 100분 동안 에너지를 꽉꽉 채운다. 다소 허술한 노인 분장이지만 김윤진의 연기가 개연성을 높인다. 4월 5일 개봉이며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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