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유동원 키움증권 이사 “로보어드바이저 공포ㆍ탐욕 막아 안정적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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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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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원 키움증권 이사는 27일 "주식 투자에는 공포와 탐욕이 들어가게 마련”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는 지나친 쏠림을 막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키움증권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로보어드바이저는 도덕적인 해이에 빠지지 않습니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 전략팀장(이사)을 2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자산운용업계에서 새 화두로 떠오른 로보어드바이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유동원 이사는 "불안한 마음으로 날마다 주식 계좌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로 안정적인 수익을 투자자에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은 인간 고유영역으로 여겨 온 부문까지 범위를 넓히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기계가 결코 넘볼 수 없을 줄 알았던 바둑 세계에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압도했다. 인간과 기계 간 관계가 더 이상 '사용'이 아닌 '협업' 단계로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인공지능은 금융투자업종에서도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키움증권이 내놓은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보(Robo)와 자문 전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or)를 합친 신조어다. 투자자가 입력한 투자 성향에 맞춘 알고리즘을 적용해 자산을 운용해준다.

유동원 이사는 로보어드바이저 장점으로 "휴먼 이모션(Human Emotion)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꼽았다. 개인 주관에 의지하지 않는 객관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 시중금리는 현재 2% 미만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겨우 2%대다. 이런 저성장ㆍ저금리 기조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많은 일을 해줄 수 있다.

실제 저성장ㆍ저금리를 만회하기 위한 요구가 커질수록 무모한 투자가 잦아지기 쉽다. 홍콩 H지수가 2016년 2월 폭락하는 바람에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았던 주가연계증권(ELS)(주가연계증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났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유동원 이사는 "주식 투자에는 공포와 탐욕이 들어가게 마련"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는 지나친 쏠림을 막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키움증권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적용해 2008~2016년 전 세계 증시에 투자했다면, 연평균 9.64%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을 것"이라며 "이에 비해 코스피는 같은 기간 연평균 2.56% 오르는 데 그쳤다"고 덧붙였다.

다만 단점이 아직 존재한다.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더라도 운용 과정에서 사람을 완전히 제외할 수는 없다. 사람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해줘야 하고, 이런 과정에서 수익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실제 2016년 10월 26일부터 4개월 동안 로보어드바이저는 저위험과 중위험, 고위험 상품을 운용해 각각 2.0%, 4.5%, 7.3% 수익을 냈다. 하지만 올해 초 리밸런싱이 이뤄졌다. 수익률은 크게 떨어졌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근 추가로 리밸런싱이 실시됐고, 수익률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동원 이사는 "이번 기회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찾게 됐다"며 "알고리즘 업그레이드가 큰 폭으로 이뤄지게 된 좋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그는 "트렉 레코드가 더 쌓이면 세계 어디에서든 자신있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위험 성향인 투자자는 로보어드바이저에 만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아직까지는 중위험이나 저위험을 추구하는 투자자에 알맞다는 얘기다. 유동원 이사는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에 서툴거나 운용역에 대한 믿음이 없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며 "투자 귀재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나 워렌 버핏이 연간 20%를 넘나드는 수익을 내고 있지만, 아직 로보어드바이저는 이런 두기 수익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알고리즘도 개발 중이다. 유동원 이사는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전 세계 주식과 채권, 원자재, 통화를 비롯한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한다"며 "앞으로는 더 높은 수익을 노리기 위해 운용역 영략을 확대하고, 에쿼티(주식)에 초점을 맞추는 상품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 전문가인 그는 유망 투자처로 고민 없이 독일을 꼽았다. 여러 알고리즘 모델을 통해 평가한 결과 독일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동원 이사는 "아직 유럽 쪽은 유럽연합(EU) 붕괴에 대한 우려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며 "하지만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정치적인 불확실성만 해소된다면 가장 저평가돼 온 독일을 필두로 유럽 주식이 크게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견조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EU 국가를 지원해왔다. 만약 EU가 붕괴되더라도 독일은 공격적인 통화정책으로 자국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다. 이런 재정 여력 자체도 긍정적인 점이다.

유동원 이사가 꼽은 투자처는 과거에도 적중했다. 그는 2016년 3월부터 미국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유동원 이사는 "조언 이후 주가가 26% 상승했다"며 "2016년 10월 일본에 대한 투자를 주문한 뒤에도 지수가 15%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올해 20% 이상 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에 남보다 빨리 투자해야 하는 만큼 독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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