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억대 부실 털어낸 대우건설…매각 정지작업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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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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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 배스' 단행으로 회계 투명성 제고 성공

  • "호재 발생시 주가 상승 탄력 커"

대우건설 본사 전경. [사진=대우건설]
 

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에만 7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일거에 털어내면서, 산업은행의 매각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원활한 매각을 위한 첫 번째 숙제는 잘 해결됐지만, 향후 대우건설의 견조한 주가 흐름 유지 여부가 포인트라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지난 9일 2016년 경영실적(별도기준) 잠정 집계 결과 50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3분기까지 2662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 7692억원의 손실이 반영되며 적자전환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작년 발표된 수주산업회계 투명성 제고방안에 따라 엄격하고 보수적인 기준에 근거한 준공예정원가율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우건설이 '빅 배스(Big Bath)'를 단행한데에는 회계 투명성 제고는 물론, 작년 제출한 3분기보고서가 감사인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분기보고서 '의견거절' 판정을 받았던 탓이 크다. 내달 예정된 감사보고서가 또다시 거절 판정을 받게 되면 상장폐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우는 작년 11월 말 일찌감치 안진과 함께 국내·외 주요현장 40여곳을 정밀 회계실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인식이 애매했던 해외 중심 사업장들의 잠재적 부실이 이번 회계에 대거 선반영됐다.

이처럼 보수적인 회계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장부가 상당부분 깨끗해지면서, 업계는 내달 예정된 감사보고서가 무난히 '적정' 판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의 손실 선 반영은 일종의 고육책이지만, 회계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의견거절 판정을 재차 받을 가능성은 낮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규모 손실 처리가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사전 포석 작업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차후 '어닝 서프라이즈'를 유도해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주가를 부양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우건설의 실적 발표와 매각작업의 상관관계에 대해 언급하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 발표가 회계 투명도 강화를 유도해 일단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계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앞으로의 매각 핵심은 대우건설 주가 상승 여부가 될 전망이다. 산은은 감사보고서 결과가 나오는 내달 말 이후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할 경우, 약 6개월 가량의 짧은 시간 내에 대우건설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 최대주주이자 산은 PEF인 KDB밸류제6호 만기가 올 10월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다만 대우건설의 주가는 산은이 지난 2010년 매입했던 당시의 3분의 1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올 들어서는 작년 의견거절 판정 직전 주가 수준인 6000원대를 넘어선 적이 없어 산은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장도 대우건설의 주가가 매각하기 힘들 정도로 저평가됐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공시가 난 9일에도 대우건설 주가는 하루만에 9.16% 급등한 5840원을 기록하며 6000원대에 근접했지만, 이튿날인 10일에는 전일대비 10원 하락한 5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우건설 실적 발표는 산업은행의 매각 작업에 있어 '회계 불확실성'이라는 뇌관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본격적인 매각 작업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대우건설이 현재의 불투명한 건설업황을 극복하고 기업 가치 및 주가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지 여부가 매각의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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