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 코스털리츠 교수 "충분한 자금 지원이 필수...노벨상 99%는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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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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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스털리츠 미국 브라운대 교수가 4일 서울 고등과학원에서 열린 '기초과학 및 고등과학원 발전 방향' 간담회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제공=미래부]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기초과학 연구에 있어 예산이 줄어들면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코스털리츠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4일 서울 고등과학원에서 열린 '기초과학 및 고등과학원 발전 방향'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이용희 고등과학원 원장을 포함한 9명의 연구자가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코스털리츠 교수는 1970년대 초 2차원 물질의 전기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 현상과 점성이 0이 되는 초유체 현상을 설명했다.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데이비드 사울레스 워싱턴대 교수, 덩컨 홀데인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코스털리츠 교수는 "기초과학 연구에서는 안정적인 펀딩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충분한 자금지원이 뒷받침되야 좋은 연구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3명이 영국을 떠나 미국에서 연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사례를 들며 충분한 재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코스털리츠 교수는 "미국은 대부분 국가 과학재단, 정부 여러군데서 재정지원을 받는다"면서 "이와 반대로 영국 정부는 지난 1970년대 연구개발(R&D) 예산을 감축하면서 결과적으로 노벨상 수상자 3명을 미국에 넘겨주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등과학원 역시 예산이 삭감될 경우 연구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면서 "무조건 적인 예산감축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스털리츠 교수는 노벨상을 받기 위해 연구를 하는 분위기도 지양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절대로 미리 어떤 기대를 하거나 목적을 세우고 연구를 해선 안된다"면서 "내가 노벨상을 받은 것도 99%는 운"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기초과학 연구자들의 애정과 열정에 공감대를 표명하며, 정부가 이들을 위한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정부는 올해 R&D투자를 20조원 규모로 확대했다"면서 "연구자들이 규칙적인 펀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내 연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재성 양자우주연구센터 연구교수는 "한국의 학문세계는 서로간의 상호소통이 없고, 성과주의식 사고에 물들어 있다"면서 "한 학자의 정신속에 뿌리가 내리기 위해서는 자유롭게 소통하는 토론이 보장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진형 수학과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과학기술계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데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젊은 학자들이 자기만의 연구를 가지고 도전적 연구를 해야한다"며 "그런점에서 고등과학원과 정부에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성재 고등과학원 교수는 "활기찬 연구환경을 만들기 위해 파격적인 대우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테면 대학이 뛰어난 분을 조교수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해주는 행정재정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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