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랑하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한 '차태현 표' 가족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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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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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컷 속 차태현(왼쪽)과 김유정[사진=NEW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잘나가는 작곡가 이형(차태현 분)은 사랑하는 연인 현경(서현진 분)에게 프러포즈를 준비 중이다. 옷매무새를 단장하고 크고 아름다운 꽃다발을 챙겨 현경에게로 가던 도중 그녀에게 줄 반지를 잊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음이 급해진 이형이 차를 돌리려던 찰나 마주 오던 차와 부딪치며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

이형은 낯선 공간에서 정신을 차린다. 공간이 낯설 뿐 아니라 얼굴이며 성별까지 낯설어진 상황. 이형의 영혼은 덜컥 아이를 가진 여고생 말희(김윤혜 분)의 몸속으로 들어오게 되고, 자신의 기억을 되찾고 말희의 몸 밖으로 나가기 위해 애쓴다.

한편 4차원 소녀 스컬리(김유정 분)는 말희가 평소답지 않다는 것을 눈치챈다. 그의 몸속에 낯선 남자가 들어와 있는 걸 알아차린 그는 이형이 자신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스컬리의 도움에도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심지어는 이혼 위기의 형사, 모태 솔로 노총각, 치매 할머니의 몸을 전전하게 된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제작 ㈜AD406·제공 배급 NEW)는 영화 ‘치통’, ‘토끼와 리저드’를 통해 서정적인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주지홍 감독의 신작이다.

주인공 이형은 10대부터 30대, 50대, 70대의 몸속으로 들어가 여러 사건과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과정은 딱 그 나잇대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과 사랑의 고비들을 담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이형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보편적 인생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는 주 감독의 말처럼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삶과 사랑에 대해 따듯하고 섬세한 시선을 보낸다.

나이는 물론 성별, 성격까지 천지 차이인 각 인물이 얽히며 벌어지는 사건이나 사랑의 방식은 영화의 따듯한 시선과 화법과 딱 맞아떨어진다. 뜨겁지는 않더라도 뭉근하게 관객의 가슴을 데우는 이 영화는 작품의 제목이자 주제인 故 유재하의 노래 ‘사랑하기 때문에’로 인해 한층 더 깊은 감동을 구사한다.

영화의 빈틈이나 중구난방인 에피소드들은 이 노래로 인해 일정한 톤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뜨는 이야기들이나 허술한 해결 방식은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각자의 이야기들을 엮어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방식을 택한 ‘사랑하기 때문에 ’지만, 메인인 이형과 현경의 이야기는 다소 싱겁고 으레 가족 영화가 해온 것처럼 형식적인 결말을 내보인다.

배우들은 늘 그랬듯 제 몫을 다한다. 이형 역의 차태현은 대중들이 믿고, 기대하는 장기를 톡톡히 발휘하며 스컬리 역의 김유정은 전작들과는 다른 톤의 상큼하면서도 발랄한 매력을 과시한다. 거기에 서현진, 박근형, 선우용녀, 성동일, 배성우, 김윤혜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 합은 영화의 잔재미와 뭉근한 감동을 더한다. 내년 1월 4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10분, 관람등급은 12세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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