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이커머스 1위 '쿠팡'은 쉬쉬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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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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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지예 기자 = 최근 쿠팡이 네이버 쇼핑검색에서 빠졌다. 네이버와 손 잡은지 1년 3개월 만이다. 이제 특정 상품을 검색해도 쿠팡에 올라있는 딜은 네이버 쇼핑에 등장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수수료가 아까웠다" 혹은, "적자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등 제각각의 풀이가 등장했다.

쿠팡이 밝힌 표면적 이유는 "네이버쇼핑을 통한 고객유입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고객들은 쿠팡에 직접 접속하거나 모바일 앱을 통해 구매가 이뤄지고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조금 달랐다. 쿠팡이 네이버쇼핑과의 제휴를 중단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비교'를 숨기기 위함이라는 것.

네이버쇼핑에는 상품을 검색하면 저렴한 가격부터 위에서 차례로 정렬되는 가격비교 기능이 존재한다. 이에 어느 쇼핑몰이 저렴한지, 비싼지가 한눈에 판가름나게 돼 있다.

저렴한 '딜(Deal)'로 승부하는 소셜커머스라면 상위에 위치해야 한다. 하지만 쿠팡의 경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 아니어서 아래에 위치해 버리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쿠팡은 싸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쿠팡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이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기업의 사업 전략·방향 결정에는 그 기업 '문화'도 담겨있기 마련이다. 이번 결정에도 쿠팡의 기업 문화가 담겨진 듯 보인다.

쿠팡은 기자들 사이에서 내부 정보를 밖으로 노출하길 극히 꺼려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존재한다. 취재를 위해 특정 내용의 수치 자료를 요청해도 '내부 사정으로 공개가 불가하다'는 답변을 듣기 일쑤다.

때문에 적극적인 마케팅 보도도 하지 않는 눈치다. 대부분의 보도는 '기획전' '할인전'에 국한돼 있다. 쿠팡에서는 무엇이 잘 팔리고, 어떤 성향의 소비자들이 쿠팡을 찾는지 등 분석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목소리다.

일각에서는 보도를 위해 일부 마케팅 자료를 노출하면 내부에서 난리가 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장 1위 명성의 쿠팡이다. 소비자가 뽑은 모바일 쇼핑 만족도 1순위에 1조 매출도 넘겼으며 '쿠팡맨'이라는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소셜커머스 시장 내 배송 전쟁을 발발하게 한 트렌드 선도기업이기도 하다.

쿠팡은 쉬쉬하고 숨길 이유가 없어 보인다. 부끄러운 성적표도 아니지 않는가. 투명하고 진실된 경영을 하고 있다면 시장 1위로 불리는 지금 당당히 노출하고, 떳떳하게 공개해서 억측과 오해를 털어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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