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우주발사체' 2018년 10월로 발사 연기...2조원 혈세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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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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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2020년 달 탐사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2)' 시험발사가 10개월 미뤄졌다. 약 2조원 가까이 투입된 한국형 발사체 개발이 차질을 빚으면서 '혈세낭비'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2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제11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형 발사체 개발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위원회는 기술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형 발사체의 시험발사 일정을 2018년 10월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초 계획(2017년 12월)보다 10개월 가량 늦춘 일정이다. 정부는 앞서 2011년 75t급 액체엔진 개발과 시험발사를 2018년까지 마치고, 2021년에 전체 3단형 한국형 발사체를 완성하겠다는 일정을 세웠다.

정부는 이후 2013년 11월 '한국형발사체 개발계획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당초 일정을 1년여 앞당겼다. 한국형 발사체 시험발사를 2017년 12월, 전체 발사체 완성과 발사를 2020년 6월로 수정한 것. 일각에서는 당시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만료를 고려해 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위원회가 이날 시험발사 일정을 다시 조정하면서 3년만에 한국형 발사체 시험발사 일정은 ‘원위치’됐다. 위원회는 한국형 발사체의 기본 엔진인 75t 액체엔진 개발 과정에서 연소 불안정 등 기술적 문제와 시험발사체 1단 추진제 탱크 제작을 위한 치구설계와 장비설치 지연 등을 꼽으며 일정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한국형 발사체) 일정 지연을 만회하기 위해 조급하게 시험발사체를 개발하기 보다는 충분한 시험을 통한 기술적 완성도와 신뢰도 높은 발사체를 개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면서 "다만 2020년 6월로 예정된 전체 한국형 발사체 완성과 발사 목표 일정의 경우 그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학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탓에 애꿎은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는 1단계(2010~2015년·5008억원)·2단계(2015~2018년·8020억원)·3단계(2018~2021년·6544억원) 등 총 1조9572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 사업이다.

올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도 야당 의원들이 한국형 발사체 지연에 따른 혈세 낭비를 지적했지만 미래부의 대응책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담당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지난 5월 미래부에 발사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보고했지만, 7개월 이상 발표가 미뤄진 것.

이런 가운데 미래부가 한국형 발사체 내년 사업예산을 500억원 늘린 2700억원을 책정한 사실도 밝혀지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한국형 발사체의 기술적 결함이 공공연히 드러났음에 불구하고, 오히려 예산을 늘렸기 때문이다.

과학계 한 고위관계자는 "국회예산정책처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의 연기 가능성을 고려해 500억원을 삭감했다"면서 "정부는 기술적 검토를 통해 일정 변경의 불가피함이 확인된데 따른 신속한 대응책을 수립해 인력과 예산 낭비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200대 중점 우주기술개발 로드맵 수립 추진현황'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개발전문기관 지정안'도 심의·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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