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말뫼의 눈물’…마산 성동산업 골리앗 크레인 헐값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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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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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말뫼의 눈물’이 한국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40년 넘게 계속 배를 만들어 온 경남 창원시의 한 조선소 터에 있던 골리앗 크레인이 최근 해외로 팔렸다.

연말을 앞두고 창원시 마산회원구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터에 있는 700t 규모의 골리앗 크레인 해체작업이 한창이다. 이 크레인은 자체 무게만 3200t, 높이는 105m나 된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있는 골리앗 크레인(900t)에 크게 뒤지지 않는 크기다.

수주가 없어 설비를 축소해야 하는 조선업체에서 비슷한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가격은 계속 떨어졌다.

270억원을 들여 2008년 8월 만든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크레인은 법원 경매에서 감정가가 190억원으로 나왔다.

크레인 자체만 190억원이고 해체와 운송, 재설치를 하는데 40억원이 추가로 더 든다. 가격을 30억원까지 내렸어도 국내에서는 매입의사를 밝힌 곳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루마니아의 한 조선소가 최근 이 크레인을 헐값에 매입했다. 철거업체는 올해 말까지 크레인을 전부 해체한 후 바지선에 실어 루마니아에 보낼 예정이다.

골리앗 크레인 해체에 앞서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터(12만726㎡)는 조각조각 잘려 팔려 나갔다.

기계·항공기·원자력 부품 등 조선산업과 상관없는 업체 20곳이 필지분할된 이 조선소 터를 사들여 크레인 해체가 끝난 후 내년 상반기부터 공장을 지어 입주할 예정이다.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터는 1972년부터 조선소가 선박 또는 선박 구조물을 만든 곳이었다.

1972~1991년에는 군함, 잠수정, 여객선, 화물선 등을 만드는 특수선 제조업체인 코리아타코마가 있었다. 이후 코리아타코마를 합병한 한진중공업이 선박을 건조했다.

성동산업은 조선경기가 활황이던 2007년 한진중공업으로부터 마산조선소를 사들여 선박 블록을 만들었다.

마산조선소에서 만든 선박 블록을 계열사인 통영 성동조선해양에 공급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성동산업이 자금난에 빠지자 채권단은 채권회수를 목적으로 2013년 조선소를 경매에 넘겼다. 지난해 7월 법원 경매에서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터는 1150억원에 팔렸다.

이 크레인이 ‘한국판 말뫼의 눈물’로 불리게 된 건 스웨덴의 말뫼라는 도시 때문이다.

한때 세계적인 조선소인 코쿰스가 있던 말뫼는 조선산업 쇠퇴로 2002년 1500t급 높이 128m짜리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넘겼다.

당시 이 크레인이 울산으로 출항하던 날 스웨덴 국영TV는 장송곡을 배경음악으로 깔면서 ‘말뫼가 울었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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