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지급으로 돌아서나? 생보사 눈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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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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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금융당국이 자살보험금을 뒤늦게 지급한 중소형 생명보험사 5곳에 내린 과징금 규모를 두고 생보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과징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살보험금 지급 불가 방침을 고수해온 보험사들의 입장이 급격하게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재해사망특약에 따른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5곳의 생명보험사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 규모는 메트라이프생명 700만원, 흥국생명 600만원, 신한생명 500만원, PCA생명 300만원, 처브라이프생명(옛 에이스생명) 100만원 등이다. 이들 보험사는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난 계약에 대한 자살보험금 지급을 완료한 곳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보험사들이 뒤늦게라도 입장을 바꿔 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까지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는 점을 반영해 제재 수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보험업계가 사색이 된 이유는 앞서 발표된 삼성생명의 징계 수준과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10일 제18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삼성생명이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 및 가산이자를 덜 지급했다며 24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삼성생명이 받은 과징금 기준 역대 최고로, 미지급 추정액(12억9000만원)의 2배 수준이다. 특히 자살보험금 지급 생보사가 받은 100만~700만원의 과징금과 대비돼 앞으로 미지급 생보사가 받을 징계 수위가 심상치 않을 것이란 분위기다.

이 때문에 아직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생보사들의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보험금을 지급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에 명확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강력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지금이라도 지급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미지급한 보험사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알리안츠생명, KDB생명, 현대라이프생명 등 6곳이다.

이 가운데 KDB생명은 최근 자살보험금 지급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금감원의 징계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현재 버티고 있는 생보사 가운데 지급 입장으로 선회할 보험사가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6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5개월간 자살보험금 미지급 보험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주를 끝으로 현장조사가 모두 마루리된 만큼 금감원도 더 이상 결정을 미루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이르면 내년 1~2월께 징계 수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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