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서민경제ㆍ민주주의ㆍ남북관계 위기…DJ 정신 절실"

입력 : 2016-08-17 17:00
여야 정치권, ‘김대중 정신’ 계승 외치면서도 정치적 이용에만 급급

17일 오전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7주기 제주도민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분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물가는 오르고 실업률은 오르고 기업은 도산할 것입니다. 땀과 눈물과...고통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1998년 2월 25일 제15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故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사 도중 국민에게 땀과 눈물과 고통을 요구하는 대목에서 여러 차례 목이 메이고 눈가에 눈물을 내비쳤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국가부도 직전까지 몰리면서 국가신용등급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기업들은 하루 150개가 넘게 부도를 내고 쓰러졌으며 실업자는 하루 만명씩 늘어나 노숙자들이 거리로 쏟아졌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불과 1년 반도 지나지 않아 6.25 이후 최대 국난인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안착시켰고, IT․정보통신 등 신산업 육성책으로 21세기 국가로의 초석을 닦았다. 특히 민생과 민주주의, 민족 화해․협력을 통한 평화 공존과 통일에 대한 노력은 그가 평생을 걸쳐 이뤄내고자 한 신념이자, 재임시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2000년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비무장지대의 지뢰를 제거하고 휴전선을 관통하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가 연결됐고 개성공단이 착공됐다. 이를 통해 경제협력과 인적교류가 활발해졌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대북 지원 등 인도적 사업도 본격화했다.

‘행동하는 양심’, ‘민주화와 국가발전의 위대한 선각자’로 평가받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벌써 7년이 됐다.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 불안과 수출 감소 및 내수 위축 등으로 외환위기 못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청년실업 체감률은 30%대에 이르고, 소득․계층 사회 양극화는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남북관계는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등 대화 교류가 완전히 끊겼고,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17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7주기 제주도민 추도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난 뒤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위기를 맞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동북아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남북관계는 갈수록 어려움을 더해가고 있다. 햇볕정책을 바탕으로 한 평화사상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대중 정신’은 정치적 수사로만 맴돌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거치며 보수정부에 의해 ‘김대중 지우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박근혜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 이후 초등학교 6학년 사회(역사)교과서에서는 김대중이라는 이름이 사라졌다. 업적 축소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해당 교과서에서는 “2000년 2007년 남북한 정상이 만나 통일문제, 경제협력, 이산가족 상봉 등을 논의했다”고만 돼 있다.

그런데도 김대중 정치적 계승자인 야권에서는 김대중 정신을 자신들의 적통 경쟁에 이용하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김 전 대통령 추모 행사에 앞다퉈 참석해 스스로를 ‘DJ 계승자’라고 자처하며 호남 껴안기 경쟁에 나섰다.

심지어 여당 대선주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까지도 김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하의도를 찾아 “대한민국에 김대중 대통령님의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칭송했다.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되는 ‘김대중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식’에도 여야 대권주자들과 유력 정치인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평론가는 “김 전 대통령은 사상적으로 정책적으로 끊임없이 진화 발전하는 정치인이자 사상가였다. 또 평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국민이 마지막 승리자'라며 국민을 늘 신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김대중 정신을 외치지만 국민들이 지리멸렬하게만 느끼는 것은 이 같은 진정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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