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면 슬픔도 판다"…상품화된 세월호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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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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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주민 의원실 제공]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세월호 유족들과 봉사자들이 무료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물품이 최근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를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는 노란 리본조차 이들 쇼핑몰을 통해 원가에 비해 10배 가까운 고가에 거래되면서 세월호의 상처마저 상품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실에 따르면 세월호 기념 배지를 비롯해 팔찌, 가방걸이 등의 물품들이 쿠팡, 인터파크, 옥션, G마켓, 11번가 등 유명 소셜커머스 업체와 온라인 마켓 대부분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2000~4000원이다. 하지만 유족들이 말하는 단가는 판매 가격의 10분의 1 수준으로, 업체들이 10배가량의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제품 판매자들은 관련 장학재단에 판매 수익금을 기부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H업체의 경우 배지 800개, 볼펜 1000개를 1년 전 재단 설립 시점에 기증한 것이 전부였다.

세월호 유가족 모임인 4.16가족협의회는 관련 상품에 대한 판매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무료로 나눠주는 상징물을 판매하는 것은 사비와 정성을 들인 봉사자들과 유가족들의 순수한 뜻을 퇴색시키는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세월호의 상처를 상술에 이용하는 비양심적 판매자도 문제지만, 오픈마켓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사전 검수나 모니터링이 부실한 인터넷 쇼핑몰도 이들의 판매를 거든 셈"이라며 "중소·영세 판매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는 인터넷 쇼핑몰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이 마련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쇼핑몰 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입점업체들의 판매 상품이나 가격에 대해 운영사들은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차후 이런 논란이 없도록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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