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미-베트남 밀착 발끈 "오바마 떠나기 전 中에 그물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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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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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겨냥 확실 '눈 가리고 아웅' , 이데올로기와 안보, 경제 그물 펼쳐

재임 중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를 해제하고 베트남과 손을 잡은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4일 "오바마가 퇴임전에 잊지 않고 중국을 잡을 그물을 펼치고 있다"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고 미국이 베트남의 손을 잡은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며 핵심 외교안보 전략인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힘을 실어줄 포석을 놓으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베트남에 무려 41년간 적용해왔던 무기 금수조치를 전격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소식을 전하고 "이는 사실상 베트남과 미국, 양국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됐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에 환구시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이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라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는 마치 땅에 은 300냥을 묻어놓고 '여기에는 은 300냥이 없다'(此地無銀三百兩 눈가리고 아웅하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뻔한 행보"라며 "오바마가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대치 상태를 한층 심화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 손을 내밀었다는 점도 주목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은 중국에 무기 금수조치를 취하고 유럽 국가도 중국에 무기를 팔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를 해제한 것은 '이데올로기'를 넘는 무언가가 미국을 움직이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이데올로기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둘러싸 견제할 수 있도록 파트너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베트남과 손을 잡아 동남아 지역에 인권, 민주 등 미국적 가치관을 확산시킬 기반을 확보하고 남중국해 분쟁에서 승기를 잡으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또, 베트남과 통상무역을 확대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기반으로 글로벌 생산라인을 조정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TPP라는 거대 시장의 등장으로 아시아 시장에서의 중국 입지를 줄이고 세계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동남아로 이전시켜 경제적으로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이 중국을 옭아매기 위한 △이데올로기 △안보 △경제무역 세 종류의 그물망을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도 23일 "미국이 남중국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과 베트남 간 관계가 밀착된 것에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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