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 취임…"양안관계 악화일로 걷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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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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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취임사 '하나의 중국' '92공식' 언급 피할듯…대만독립 노래 합창 예고

  • 중국 대륙 '92공식' 인정하라고 촉구…무력시위 전개…양안관계 긴장 갈등 높아질듯

[차이잉원 대만 총통 당선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20일 취임하면서 양안(중국대륙과 대만) 관계에 긴장의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차이 당선인은 20일 오전 타이베이 총통부 앞 광장에서 제14대 총통 취임식을 갖고 대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직이자 중화권 첫 여성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대만으로선 세 번째 정권교체다.

차이 당선자는 이날 취임사를 통해 양안관계 정책을 비롯해 민생문제·경제 활성화·대만의 국제사회 영향력 확대 등에 관한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취임사에서 차이 당선인이 중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하나의 중국’을 확인한 '92공식(九二共識)’을 수용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홍콩 명보(明報) 등 언론은 차이 당선인이 '92공식', '하나의 중국'을 언급하지 않는 대신 대신 '92회담'이 열렸다는 역사적 사실만 언급하는 기존의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92회담이란 1992년 11월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와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가 92공식에 합의한 회담을 말한다.

게다가 이날 총통 취임식에선 70~80년대 금지됐던 대만 독립 상징의 노래 ‘메이리다오(美麗島)’도 울려 펴질 예정이다. 앞서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총통의 '친중노선'과 확실히 선을 긋겠다는 의도다. 

이는 차이잉원이 지난 1월 대만 총통에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줄곧 하나의 중국을 인정할 것을 요구해 온 중국 정부의 뜻에 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차이잉원 측에 양안관계의 근간인 92공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양안관계의 공동 정치기조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촉구하며 경고 수위를 높여왔다. 대만 총통 취임식을 앞둔 지난 16일엔 대만과 마주보고 있는 푸젠성 샤먼시 주둔한 제31집단군이 대규모 상륙훈련에 돌입하는 등 대만에 무력시위까지 전개한 상태다. 

이와 관련 상하이교통대 대만연구센터 린강(任岡) 주임은 명보를 통해 “차이 당선인이 92공식을 인정하지 않으면 두 정부간 공식 교류는 물론이거니와 양안 간 민간 대화채널이나 민간교류도 끊길 것"이라며 "5월 20일 이후 양안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을 것임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리이후(李義虎) 베이징대 대만연구원 원장도 앞서 환구시보에 게재한 ‘92공식은 차이잉원이 반드시 답해야 할 문제'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차이 당선인이 92공식을 인정하길 거부하면 중국의 대 대만정책이 보다 엄격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잉원이 당선된 이후 대만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좌절, 중국과 감비아간 수교, 케냐 체류 전화사기범 대만 국적인의 중국 대륙 강제송환, 국제보건기구(WHO) 총회 초청장 사건 등으로 양안관계 문제에서 입지가 더욱 좁아진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취임하는 차이 당선인 앞에 놓인 과제도 산더미다.

가장 큰 문제는 수렁에 빠진 대만 경제살리기다.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대만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85%에 그쳤다. 마잉주 국민당 정부 시절을 '잃어버린 8년'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차이 당선인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조속히 가입함은 물론 다른 국가와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함으로써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 등지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 하는 것을 경기 침체의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탈(脫) 중국화'를 추진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말 기준 중국이 대만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전문가들은 양안관계가 악화되면 이로 인해 대만 경제가 입을 타격도 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당선자 이력[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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