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주식거래 줄어드니 한숨 느는 증권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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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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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실적이 안 좋으면 직원이 먼저 직격탄을 맞는다. 암암리에 잘리는 직원이 여전히 많다" 한 대형 증권사가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내놓자, 이 회사에 다니는 A씨는 이렇게 토로했다. 고액연봉 대명사로 부러움을 샀던 증권맨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뒤집혔다. 살아날 것 같던 시장 분위기가 다시 침체에 빠지고, 구조조정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증권사 간 인수·합병(M&A)도 꼬리를 물고 있다.

주요 대형 증권사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이 컸고, 거래대금마저 크게 줄었다. 5월 이후 추락한 홍콩H지수 탓에 이를 단골 기초자산으로 삼았던 ELS 손실이 커졌다. 업계 최상위권인 미래에셋대우만 봐도 1분기 순이익이 1년 만에 52% 감소했다. 삼성증권과 현대증권 순이익도 40% 넘게 빠졌다. 미래에셋증권(-37.21%) 및 대신증권(-30.92%), NH투자증권(-28.91%), 메리츠종금증권(-25.34%)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런 암울한 성적표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증권사 직원에게 넘어간다. 내부적으로 영업 압박은 더욱 커지고 손실에 대한 무게감도 상당하다. 게다가 일부 증권사는 M&A로 중복인력을 정리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자리를 잃은 직원은 이직할 때 계약직으로 재취업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국내 상위 20대 증권사에 속한 계약직 비율은 20%를 넘는다. 올해 들어서만 증권사 직원 수가 154명 늘어났지만, 정직원은 83명이 감소했다. 반면 계약직은 237명 증가했다.

고용불안은 증권업계 성장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이 직원에게 몰리는 것도 문제다. 성과주의 문화 역시 투자자와 시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는 말처럼 단편적인 성과에 치우치기보다는 사람을 아끼고, 키우는 데 더 공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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