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평화협정 체결도 한국이 주체" 입장 재확인…중국 태도 변화에 적극 대응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평화협정 논의의 공식 제기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집요하게 요구했던 평화협정을 미국측에 제기함에 따라 향후 한중 관계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이같은 태도는 최근 사드배치와 관련해 강경발언을 하는 것과 맞물려 한중 관계를 더욱 냉각시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따라 24일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최근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 북한의 평화협정 논의에 맞장구

왕 부장은 회견에서 "중국은 비핵화 협상과 평화협정 논의라는 '투트랙' 접근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면서 관련 당사국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케리 장관은 비핵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명확히 재확인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테이블에 나오고 협상에 응한다면 궁극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집요하게 요구했던 평화협정을 미국측에 제기함에 따라 향후 한중 관계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신화사]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 논의에 중국이 맞장구를 쳐준 데에는 비핵화 논의의 초점을 흐리려는 노림수가 깔려있다는 한·미 양국의 공통된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6일 '수소탄' 핵실험을 불과 며칠 앞두고 미국과 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하자고 비공식 채널로 제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 진정성 있는 제안을 했다기보다는 제4차 핵실험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 쌓기' 차원에서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언급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초 뉴욕을 방문한 리수용 외무상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이어 같은 달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도 "하루빨리 낡은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새로운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의하는 등 평화협정 공세를 집요하게 펼쳐왔다.

◆북한에 쏠리는 대북제재 관심 쪼개기 시도...우리 정부 중국대사 초치

문제는 지금까지 관망하고 있던 중국이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 체결을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연계해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앞으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 공세가 거세질 때마다 평화협정 문제를 끌고나와서 방어 논리를 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이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거절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평화협정 카드를 꺼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북한과 중국의 평화협정 체결 제의는 미국과 서방국들의 관심을 둘로 쪼개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1990년대 초부터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주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북한이 더이상 잃을 것 없다는 입장에서 통 크게 한 번 던져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비핵화가 우선이고 평화협정 체결도 한국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최근 중국의 태도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24일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한중관계 훼손까지 거론하며 사실상 '위협성' 발언을 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강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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