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밀착형 개선 노력 통해 후진국형 교통사고 행태 바꿔나갈 것"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12일 아주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장 밀착형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우리나라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에 불과합니다. 노인 10만명당, 보행자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도 비슷한 수준으로 후진국형 사고행태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현장 밀착형 개선 노력을 통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생각입니다.”

오영태(61)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통안전공단 스마트워크 사무실에서 가진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 “올 한해 현장에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것”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 중 오 이사장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바로 ‘현장’이었다. 그는 “지난해 약 3개월에 걸쳐 전국 16개 시도를 순회하며 직접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교통안전 대토론회’를 개최했다”면서 “책상 앞에서 나오는 답과 현장에서 나오는 답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올해는 서울 자치구와 지방 소도시 등을 중심으로 더 현장에 다가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단이 전국 각 지역에서 개최한 교통안전 대토론회에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교통안전 정책 소개, 학계의 지역별 교통사고 감소방안 연구결과 발표, 참여 기관장과 지역주민 간 질의·응답, 그룹토론과 정책 아이디어 발표 등이 이뤄진다.

특히 해당 지역 시민단체와 운수단체, 대학생 등 주민이 직접 지역 교통현장의 문제점이나 아이디어 등을 제시하기 때문에 정책 개선의 효율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오 이사장은 “올해도 전국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해당 지역만의 교통안전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점을 논의하며 지역맞춤형 교통안전 대응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면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교차로와 아파트단지 내 도로 등을 직접 찾아 사고발생요인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교통안전 긴급대응팀’의 현장 활동도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후진국형 교통사고 행태 짙은 우리나라”

우리나라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980년 59.4명 이후 1990년 23.9명, 2000년 6.5명으로 줄어든 이래 2014년에는 2.0명 수준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에 불과하며, 이웃나라 일본의 네 배에 달하는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기록 중이다.

오 이사장은 “그동안 연간 5000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나, 정부의 교통사고 감소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으면서 2014년에는 사망자수가 4000명대로 떨어졌다”며 “이는 개인 승용차의 대중화 초창기였던 1978년(5114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약 22%로 독일(97%)과 영국(89%) 등 교통선진국에 비해 많이 미흡하며, 65세 이상 노인과 보행자 등 교통약자 사망자수가 많은 ‘후진국형’ 교통사고 행태가 짙다”면서 “교통사고의 90% 이상이 과속과 신호위반, DMB시청, 음주운전 등 운전자 과실이나 잘못된 습관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안전에 무감각한 우리나라의 교통문화를 바꾸기 위해 ‘3E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E란 교육(Education)과 단속(Enforcement), 시설(Engineering)을 뜻하며,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다방면에서의 개선을 통해 안전을 최우선하는 교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공단의 전략이다.

오 이사장은 “교육 측면에서는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교통안전 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교통안전 교육과정을 정규교육에 편성하고, 이론뿐만 아니라 직접 몸으로 교통안전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상습 및 악질 교통법규 위반자를 대상으로 처벌을 강화하고, 단속 시스템 고도화와 상시 단속 체계 구축 등을 통해 교통법규 위반 억제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과속방지시설이나 회전식교차로 등을 설치해 운전자 스스로의 안전운전을 유도하고, 실수를 보완해주는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교통사고 ‘제로(0)’도 꿈은 아니다”

오 이사장은 자율주행자동차 등 첨단기술로 무장한 자동차들이 이미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에 적절히 대응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은 긴급제어시스템과 차선유지시스템 등으로, 졸음운전이나 휴대폰 사용 등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인 부주의한 운전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미 지난해 4월 시범적으로 기술을 시연했고 안전성이 입증되면 이를 평가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르면 오는 2020년부터는 100% 자율주행차는 아니지만 실제 상당 부분 운전자를 보조하는 제어장치를 적용한 자동차가 도로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해외에서는 향후 2035년 자동차 판매량의 70% 이상을 자율주행차로 예상하고 있어 앞으로는 교통사고 방지나 감소가 아니라 ‘제로(0)’ 시대도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현재 공단은 미국 미시건주의 ‘M-City’와 같은 자율주행차 실험도시인 ‘K-City’를 경기도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 내에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K-City는 M-City의 3배 규모로 조성되며, 고속주행 등 테스트장과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연계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게 된다. 특히 공단은 전 세계 자율주행차가 K-City를 주목하고 찾을 수 있도록 세계 최대 규모와 시설로 설계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공단은 올해부터 ‘빅데이터’를 교통사고 분석에 적극 도입해 맞춤형 교통사고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교통사고 통계에서는 실질적인 운전자의 인적요소를 파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그러나 디지털운행기록계(DTG)를 부착한 차량에서는 운전자의 급차선 변경이나 급제동, 급가속 등 운전자의 위험요인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어 이를 분석하면 더 과학적이고 정밀한 교통사고 예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진정한 소통으로 신뢰받는 공공기관 만들 것”

오 이사장의 임기는 3년. 앞서 14개월이 지났고 앞으로 22개월이란 시간이 남았다. 그는 “앞으로도 모든 조직을 성과중심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투명하고 열린 조직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라면서 “특히 임직원과의 진정한 소통을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의 지역본부와 지사, 자동차검사소 등을 방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200여명의 직원이 전국 곳곳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현장에서 직원들과 자장면을 시켜먹거나,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을 특진시키는 등 활발한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오 이사장은 “앞으로도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고, 노사 간 협력관계를 돈독히 해 내부의 신뢰는 물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공기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공단의 비전인 ‘사람중심 교통안전을 선도하는 세계 최고의 교통전문기관’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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