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제] 노인 부축했더니 '치료비 내놔'? 봉변 대비한 '보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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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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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페이 '노인부축 보험' 보험 출시…사흘만에 2만6천명 가입

  • 중국 사회 만연한 '견사불구' 악습 없애는 데 도움될까

  • 노인에 상처, 윤리도덕의 퇴보 반대목소리도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길거리에 쓰러진 노인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데도 보험이 필요할까?

최근 중국에서 노인을 돕다가 오히려 봉변을 당하는 게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노인부축 보험(扶老人險)’이 등장해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15일 저녁 알리페이 모바일 어플에서 노인부축 보험을 출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알리페이에서 지난 15일 '노인부축보험'을 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알리페이 웹페이지]


알리페이에 따르면 해당 보험에 가입하면 노인을 돕다가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신체 및 재산상 피해를 입어 법정소송으로 번지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최고 2만 위안(약 353만원)의 소송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 가입비는 단돈 3위안(약 500원)으로 보장기간은 1년이다. 덤으로 1년 내내 관련 법률 자문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해당 보험은 15일 출시 후 사흘 만에 가입자가 2만6000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몰이하고 있다. 알리페이 측은 “이 같은 보험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하고 사람들이 나서서 사람을 돕는 행위를 장려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길거리에서 갑자기 쓰러진 노인을 돕다가 오히려 해코지를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연초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한 고등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한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진 장면을 목격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후 할머니 가족들이 이 고등학생이 자전거로 할머니를 치었다고 주장하며 25만 위안의 배상금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길거리에서 사람을 돕다가 봉변을 당한 경우가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49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80%만 진상이 밝혀진 것으로 집계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혹시나 봉변을 당할까 두려워 ‘견사불구(見死不求)’, 즉 위기에 처한 사람을 충분히 구해줄 수 있는데도 외면하는 게 현실이다.

노인부축 보험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사회에 만연한 ‘견사불구’의 악습을 뿌리 뽑는 데 상징적 의미가 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윤리도덕성을 보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노인을 도우면 손해 본다는 불신이 만연한 사회의 일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이는 노인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뿐만 아니라 보험에 가입해야만 자신의 윤리도덕성을 증명할 수 있는 세태에 대해 윤리 도덕의 퇴보라는 한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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