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CT 동향] (19) 흔들리는 퀄컴, 삼성·애플·독점금지법 ‘3중고’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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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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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 사진=퀄컴 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스마트폰 부품으로 사용되는 반도체칩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던 미국 반도체 제조사 퀄컴이 최근 악재에 시달리며 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여파로 전체 임직원의 15%에 해당되는 규모의 인원삭감을 발표하고 사업 부문의 분리도 검토되고 있다. 퀄컴은 삼성과 애플,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 조사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순이익 반토막, 비즈니스 모델 유지 어려워

퀄컴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2015년 2분기(4~6월) 실적발표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11억84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 매출액은 14% 감소한 58억3200만 달러(약 6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과점화로 비즈니스 모델의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전체 사원의 15%에 해당되는 약 4700명의 인원삭감을 통한 14억 달러 규모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통신칩 판매 사업도 재검토에 들어간다.
 

◆ 삼성 갤럭시S6 수주 실패, 애플 강세도 영향

퀄컴이 겪고 있는 위기는 삼성전자에서 비롯됐다. 삼성은 이제까지 갤럭시S 시리즈에 주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모델을 탑재해왔다. 그러나 스냅드래곤 810 프로세서의 발열 문제가 불거지면서 삼성이 자체 개발한 AP칩인 엑시노스 7420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올해 출시한 ‘갤럭시S6'에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모델은 제외됐다. 퀄컴은 한 해 매출의 12%를 차지하던 중요한 거래처를 잃었다.

고가 스마프톤 시장에서 삼성과 점유율을 양분하는 애플의 강세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이 퀄컴으로부터 조달하는 부품은 퀄컴의 주력 제품이 아닌, 수익률이 낮은 통신칩 뿐이다. 따라서 애플의 점유율 상승은 오히려 퀄컴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 독점금지법 위반 조사도 부담

지난 달 16일 부터는 퀄컴의 통신칩 판매가격과 리베이트에 대한 유럽위원회의 독점금지법 위반 조사가 시작됐다.

EU는 퀄컴이 자사 제품만 쓰는 대가로 구매회사에 리베이트나 인센티브를 준 것이 EU의 경쟁규정을 위반했는지, 퀄컴이 경쟁업체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해 생산비 이하로 가격을 책정했는지를 조사한다.

퀄컴은 미국과 한국에서도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퀄컴의 표준특허 라이센스 부당행위를 조사 중이다. 중국에서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60억8800만 위안(약 1조원) 규모의 벌금이 부과돼 현지업체와 계약조건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했다.

퀄컴의 위기탈출 시나리오는?

퀄컴은 삼성, 애플, 독점금지법이라는 3가지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14억 달러 규모의 구조조정안을 들고 나왔다. 이어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와의 거래를 확대시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통신칩 이외 분야의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매년 40억 달러를 투자해 통신 인프라, 자동차, 사물인터넷( IoT) 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지속시킨다는 복안이다.  

퀄컴의 전형적인 통신칩 판매 수법인 기술공여와 통신칩의 세트 판매가 독점금지법에 저촉될 우려가 계속적으로 지적되면서 수익성이 높은 라이센스 사업부(QTL)와 칩설계사업부(QCT)의 분리가 검토되고 있다. 몰렌코프 CEO도 최근 사업 분할에 대해 "재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언급해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사진=퀄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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